‘로켓 맨’로저 클레멘스의 최종 종착지는 어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에서 거물급으로 분류됐던 FA 선수들 대부분의 진로가 결정되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알렉스 로드리게스(10년간 2억 5200만$), 매니 라미레즈(8년간 1억 6000만$), 마이클 햄튼(8년간 1억 2200만$), 데릭 지터(10년간 1억 8900만$) 등의 메가톤급 계약이 쏟아져 나왔던 2000년 스토브리그를 연상시킬 만큼 선수들의 몸값에 인플레이션 현상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올 시즌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금액의 인플레이션과 동시에,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의 부활에 있다. 박찬호(5년간 6500만$) 이후 사라졌던 투수들의 5년 장기계약은 올 시즌 케빈 밀우드(5년간 6000만$), A.J. 버넷(5년간 5500만$), B.J. 라이언(5년간 4700만$)이 부활시켰고, 구단들은 길어지는 계약기간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오버페이가 대세인 시장상황에 따라 어쩔 수없이 장기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구단들은 많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팀을 단숨에 우승후보로 올려놓을 수 있는 거물급 선수와 1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면 영입전쟁에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남은 FA 선수는 바로 ‘로켓 맨’ 로저 클레멘스(44)이다.
클레멘스는 현재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의 미국대표로 참가를 신청한 이후, 언론들과의 접촉을 극도로 자제하며 고향 휴스턴에서 지난 8월에 다친 햄스트링 부상의 재활훈련과 WBC에 대비한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얼마 전 클레멘스의 에이전트인 헨드릭스 형제는 “2월 중순이후 클레멘스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식적인 발언을 일체 삼가하고 있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휴스턴 에스트로스, 뉴욕 양키즈,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과 입단에 관한 협상이 계속 진행 중에 있다. 또한 클레멘스가 WBC를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 보는 지인들도 극히 적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2003년 클레멘스가 은퇴를 선언 후 2달이 넘게 개인훈련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팀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앤디 페티트, (당시 휴스턴의 단장이었던) 게리 헌시커, 장남 코비 클레멘스 등의 간곡한 부탁에 힘입어 전격적으로 현역으로 복귀했던 이력만 보더라도 꽤 신빙성 있는 말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99%의 은퇴와 1%의 복귀 가능성이 있다.”
1. 가장 유력한 후보지, 휴스턴 에스트로스
05년 월드시리즈 준우승 팀 휴스턴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클레멘스를 포기한 것은 2006년 엄청나게 가중되는 셀러리의 부담 때문이었다. 제프 배그웰(2000만$), 앤디 페티트(1750만$), 랜스 버크만(1450만$), 로이 오스왈트(1100만$), 크렉 비지오(400만$)등 주축선수 5명의 2006년 연봉만 6700만$에 달한다(배그웰의 연봉 중 1000만$, 페티트의 연봉 중 1000만$는 지불유예이다).
휴스턴은 최소 1500만$이상이 예상되는 클레멘스의 몸값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 미들 마켓인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8000만$가 최대치인 휴스턴에게 클레멘스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고, 그를 포기하여 생긴 셀러리로 이미 브렛 어스머스(2년간 750만$), 마이클 램(1년 170만$), 올랜도 팔메이로(2년간 190만$), 러스 스프링어(1년 75만$)와 재계약 및 프레스턴 윌슨(1년 400만$)을 영입하여 팀을 정비했다.
그러나 클레멘스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기위해 휴스턴에 남는 것을 원하며, 2006년 이후 계약이 만료되는 앤디 페티트(34)나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획득하는 로이 오스왈트(29) 및 올 시즌 종료 후 다시 연봉조청신청 대상자가 되는 모건 엔스버그(31), 브레드 릿지(30), 댄 휠러(29), 채드 퀄스(28) 등을 모두 잡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단 점을 감안할 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2006년이 될 가능성이 휴스턴은 크다 (만일 휴스턴이 클레멘스와 재계약을 한다면 그는 5월 2일 이후에나 경기에 출장할 수 있다).
존 맥클레인 휴스턴 구단주가 무리를 해서라도 지갑을 열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로켓 맨’ 로저 클레멘스의 최종 종착지는 어디? (2) 편으로 이어집니다. ☆
김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