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잘못된 결정이었다. 음주사고 물의를 일으키고도 그 사실을 숨긴 SK 와이번스 강승호에게 구단의 중징계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SK는 지난 24일 강승호의 음주운전 사고 적발 사실에 대해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강승호는 지난 22일 새벽 2시 30분경 경기도 광명시 광명 IC 부근에서 도로 분리대를 들이 받는 사고를 냈다. 현장 출동한 경찰의 확인 결과 당시 강승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다친 사람이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동승자는 없었고, 강승호 역시 다친 곳은 없었다.
음주운전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범죄다. 일단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 자체가 용서받지 못할 행동이다. 그런데 그런 잘못을 하고도 그 사실을 숨겼다. 22일 사고를 일으킨 강승호는 23일 경산에서 열린 삼성과의 퓨처스리그에 선발 출전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안타도 치고, 도루도 했다. 선수 본인이 입을 굳게 닫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사고가 있었다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15일 강승호의 엔트리를 말소하며 '2군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재정비를 해서 다시 올라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던 염경엽 감독은 25일 강승호를 콜업할 예정이었다. 마침 24일 2군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강승호는 경산에서 대구로 넘어왔다. 만약 사고 소식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정상적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되고, 경기까지 뛰었을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구단은 24일 오후 7시가 지난 무렵 모 매체 사회부 기자의 취재로 강승호의 음주운전을 인지했다. 곧바로 강승호를 불러 추궁하자 강승호는 그제서야 자신의 사고에 대해 실토했고, 강승호의 시인과 동시에 구단은 관련 사실을 KBO에 신고했다. 1군 경기가 이미 시작된 이후 사실 확인이 이뤄졌기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클리닝타임 관계자를 통해 강승호의 소식을 전달 받았다.
강승호의 징계는 상벌위원회를 통해 결정이 되겠지만 KBO는 야구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서 선수의 음주운전에 대한 제재를 규정하고 있다. 음주 접촉 사고시에는 출장정지 90경기, 제재금 500만원, 봉사활동 180시간으로 규정했다. 다만 보고 의무를 어겼고, 무엇보다 자존심과 같았던 '사건사고 없는 이미지'에 흠집이 난 구단의 자체 징계 수위는 보다 단호하고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한 강승호는 이적과 동시에 좋은 모습을 보이며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감을 안겼다. 염경엽 감독 역시 현재 뿐 아니라 미래까지 바라보며 '키워야 할 선수'라고 강승호의 잠재력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팬들의 시선 또한 다르지 않았다. 사실상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탄탄대로가 보장된 선수였지만, 어리석게도 그릇된 길을 자처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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