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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대타' 허일, 휴식일에도 '손아섭 껌딱지'인 이유

기사입력 2019.04.12 14:00 / 기사수정 2019.04.12 00:10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부산, 채정연 기자] "쉽게 물러서지 않는 근성을 보여주고 싶어요."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자랑하는 롯데 외야는 빈틈이 없다. 현실적으로 허일의 선발 출전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왔다. 민병헌이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빠지며 백업 요원으로 1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7일 한화전에서 시즌 첫 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내 선취점을 올렸으나, 팀의 대패로 빛이 바랬다. 

허일은 "항상 상상해왔다. 사람 많은 주말 사직구장에서 홈런치는 상상을 매일 하며 준비했다. 막상 닥치니 신기했다"고 홈런 순간을 돌아봤다. 하지만 홈런을 잃더라도 우천 노게임 선언이 되길 간절히 바랐다. "팀이 그렇게 되니 감흥이 없더라"고 말한 그는 "홈런은 다시 칠 수 있다. 하지만 시즌 막판 가면 반 경기, 한 경기 차가 크지 않나. 팀을 위해 취소됐으면 했다"고 말했다.

2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은 허일은 시범경기에서 잘 안 됐던 부분에 중점을 뒀다. "외야가 쟁쟁하다지만 언제 어떻게 기회가 생길지 모른다. 시즌 첫 날부터 계획했던 대로 준비했다. 목표의식을 갖고 임하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동포지션의 주전인 손아섭은 허일에게 하나의 '본보기'이다.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몸 풀기부터 휴식일까지 허일은 '손아섭 껌딱지' 모드다. 경기 준비는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먹고 쉬는지 딱 붙어 관찰하고 배우고 있다. '짝사랑 아닌가'라는 질문에 허일은 "어떻게 보면 맞다"며 웃었다. 그는 "뭐 하나라도 배우려고 따라다닌다. 같은 포지션이고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아닌가. 함께 다니다보면 '아, 이런 방식으로 하는구나' 싶다"고 말했다.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하더라도 허일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구름 관중 앞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1군 무대가 더 즐겁고 신나는 그다. 허일은 "이런 무대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이렇게 기회가 오니 즐겁다. 주전으로 뛰고 싶다고 해서 내 마음처럼 자리가 생기는 게 아니다. 할 수 있는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타 출전으로 컨디션 조절이 어렵지만, 다음 기회를 얻기 위해 지금 타석에 사활을 건다. 주어진 한 타석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다. 11일 두산전에서도 9회 대타로 나가 귀중한 2루타를 때려냈다. 허일은 "평소에도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적은 타석에서 매번 안타를 치긴 어렵지만, 투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싸우는 투지와 패기를 보이려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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