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7-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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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그가 돌아온다

기사입력 2005.12.19 05:52 / 기사수정 2005.12.19 05:52

윤욱재 기자

'검은 갈매기' 펠릭스 호세가 한국 무대에 컴백한다.

롯데 자이언츠(대표 하영철)는 18일 호세와 총액 30만달러(연봉 23만달러, 사이닝보너스 7만달러)에 입단 계약을 체결, 그토록 꿈꿔왔던 호세 재영입에 성공했다.

그 때 그 시절 호세를 잊지 못하는 롯데팬들은 만세를 부르며 호세의 컴백을 반기고 있다. 호세는 출중한 실력만큼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며 화제의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1999년 용병드래프트 1순위로 롯데에 입단한 호세는 개막 초반부터 예사롭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롯데 열풍을 주도했다. 

전년도 최하위였던 롯데는 호세의 활약과 더불어 신임 김명성 감독(작고)의 용병술, 선참급 선수들의 단합이 이뤄지면서 순식간에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박정태는 31경기연속안타를 터뜨리며 신바람을 냈고 마해영은 생애 최초로 타격왕을 거머쥐며 맹활약했다. 호세가 이들의 앞뒤에 포진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호세하면 떠오르는 가장 극적인 장면은 99년 플레이오프 5차전을 꼽을 수 있다. 롯데는 3-5로 뒤진 가운데 9회말을 맞이한다. 상대투수는 당시 국내최고 마무리였던 임창용. 그러나 호세는 1사 1,2루 상황에서 좌중간 펜스를 넘기며 롯데팬들이 영원히 잊지 못할 장면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호세는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 홈런을 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던 중 관중석의 팬들과 충돌, 방망이를 관중석으로 던져 퇴장과 동시에 10경기 출장정지를 당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극적인 역전드라마를 펼친 롯데는 한국시리즈를 위해선 호세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구원을 요청했다. KBO는 결국 대승적인 차원에서 출장정지는 한국시리즈 이후에 적용하기로 했다. 보통 선수라면 달라지지 않았겠지만 호세였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롯데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고 이듬해 정상 정복을 위해 호세와 재계약협상을 벌였으나 틀어지고 말았다. 호세는 1년간 미국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하다 2001년 다시 돌아오게 된다.

호세는 이승엽과 홈런레이스를 뜨겁게 달구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다. 공포 그 자체였다. 상대팀은 항상 호세를 피해가려는 모습이었고 호세도 욕심부리지않고 선구안을 과시하면서 단일시즌 출루율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이번에도 호세는 또 말썽을 부렸다. 자신에게 위협구를 던졌던 상대투수 배영수가 다음 타석에 들어선 훌리안 얀의 몸을 맞추자 흥분한 나머지 배영수를 가격한 것. 그것으로 잔여경기 출장정지처분을 받았고 그 후로 더이상 호세를 볼 수 없었다.

그랬던 호세가 다시 돌아온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야구판의 이단아 호세. 인기연예인 하리수를 좋아한다며 '하리수 사랑해'란 문신을 새기기도 하고, 부산의 한 동네엔 '호세한의원'이 생기는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에도 화제가 됐던 인기스타였다. 내년엔 깔끔한 매너까지 갖추고 나타날지 두고볼 일이다.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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