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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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개봉②] 설경구 "흥미로웠던 관찰자 시선…잘하고 싶었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9.04.03 12:00 / 기사수정 2019.04.02 22:47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설경구가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생일'에서 설경구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사는 정일 역으로 열연했다.

120분의 러닝타임동안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는 설경구만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생일'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캐릭터에 매력을 느꼈다고 언급한 설경구는 "정일이 2~3년이 지난 후에야 집에 돌아와야 했던 미스터리한 이유를 생각하며 '이 사람 뭐지?'란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떠올렸다.

"오랫동안 아빠를 보지 못한 딸 예솔(김보민 분)도 처음에는 아빠를 어색해하고 거부하죠. 감독님과 얘기를 나눠보니, 저의 어깨를 통해서 차츰차츰 주위를 살피며 관객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저와 같이 들어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캐릭터를 만드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정일이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집에 돌아와 만난 아내 순남(전도연)은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응어리를 참아내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설경구는 "그런 순남을 발견하는 정일의 모습, 정일이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관찰자라는 그 설정이 재미있었어요"라고 얘기했다.

"아무래도 저는 배우이다 보니까, 이야기도 그렇지만 인물이 어떻게 설정돼있는가도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왜 이 사람은 감정을 못 쓰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했었죠. 감정을 쓰면 안 되는 인물인 것 같았고, '이제 와서 무슨'이라는 식으로 죄의식도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정일에게는 그래도 담담하게 살아내야 하는 가장의 모습처럼 여러 복합적인 얼굴이 있다고 봤거든요. 배우로서, 한 번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죠."

'생일'에 대해 "과하지 않게, 담담하게 잘 나온 것 같다"고 말을 이은 설경구는 "사실 쉽지는 않은 시나리오였어요. 세월호 사건을 다룬 가족의 이야기여서 선택을 했던 것은 아니거든요.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것이 좋았고, 참사를 겪은 부모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보편적으로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극적이지 않게 만들어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봤죠"라고 짚었다.


이창동 감독의 작품에 참여했을 때 알게 된 이종언 감독에 대한 믿음도 출연을 결정한 계기 중 하나가 됐다.

"예전에 이창동 감독님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이종언 감독을 본 적은 있지만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어요. '생일' 시나리오를 보니, 굉장히 단단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종언 감독이라면 잘 풀어나갈 수 있겠구나'하는 믿음이 있었죠. 이웃에 대해 두루두루 살핀다는 느낌, 미워하거나 공격하지 않고 담담하게 담아낸 부분들이 와 닿았어요."

보편적인 이야기로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믿음도 함께 했다. '연기 같아 보이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상황에 실려가고 하는 마음을 먹으며 매 순간 마음을 다했다.

30여분의 롱테이크로 촬영된 후반부 하이라이트 장면도 이런 진심들이 모여 울림을 주는 모습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설경구는 ''생일'이라는 영화의 초대에 기꺼이 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하며 "이 영화는 마냥 울어달라고 만든 영화가 아니거든요. 영화를 보시면, 내가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가 어느 순간 같이 앉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해요. 그 자체가 위로고, 힘이 될 수 있어요. 두 시간 동안 같이 위로해주신다는 마음으로 봐주신다면 보시는 분들에게도 절대로 아깝지 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라고 영화를 향한 응원을 당부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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