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유성현] 이번 시즌 세리에A로 승격한 파르마의 상승세가 매섭다.
파르마는 14일(한국시간) 엔니오 타르디니에서 열린 2009/10 세리에A 16라운드 볼로냐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43분 가비 무딩가이에게 역습 상황 중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후반 11분 파누치의 헤딩 만회골에 이어 후반 40분 터진 아모루조의 결승골에 힘입어 2-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리그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간 파르마는 현재 승점 28점으로 리그 4위를 마크하며 세리에A '빅 3'로 불리는 인테르, AC밀란, 유벤투스를 더욱 맹렬히 추격하게 됐다. 16라운드에서 리그 2·3위인 밀란과 유벤투스가 나란히 패하면서 밀란과의 승점 차를 단 3점으로 좁힌 파르마로서는 어느새 내친김에 '선두 경쟁'까지 나설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파르마의 위기 극복 과정이다. 파르마는 지난 2007/08시즌 리그 19위에 그치며 세리에B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보통 하부 리그로 강등된 팀은 수입 감소에 따른 재정적 위기와 함께, 핵심 선수들의 타 구단 이적 등의 전력 약화가 동반되면서 1부 리그에 재입성하는 것에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파르마는 지난 시즌 세리에B에서 AS바리에 이어 리그 2위로 승격, 강등 1시즌 만에 곧바로 세리에A로 복귀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재빨리 마련했다. 당초 올 시즌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파르마는 승격 첫 시즌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며 현재 당당히 '챔스 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파르마 돌풍의 원동력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파르마는 세리에A에 복귀한 첫 시즌을 대비해 자유 계약으로 '베테랑' 크리스티안 파누치를, 볼프스부르크로부터 크리스티안 자카르도를 영입하며 경쟁력 있는 수비진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맨체스터 시티에서 발레리 보지노프를 데려와 공격력 강화에도 힘썼다.
추락했던 파르마를 맡아 팀을 다시 세리에A 무대로 올려놓은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의 꾸준한 지도력 또한 인정받고 있는 분위기다. 승격에 성공한 시즌에 적잖이 발생하는 감독 교체를 뒤로하고, 귀돌린 감독의 지도력을 그대로 신임하면서 ‘팀 재건 프로젝트’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구단 측의 태도 또한 현재 파르마 돌풍의 원동력이 됐다.
파르마는 과거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세리에A를 대표하는 7개의 클럽이라 불렸던 '세븐 시스터즈'의 한 축으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파르마에 몸담았던 선수들만 해도 지안루이지 부폰, 릴리앙 튀랑, 파비오 칸나바로, 후안 베론, 에르난 크레스포 등의 특급 선수들이었으며, 이들의 활약으로 파르마는 1994/95시즌과 1998/99시즌에 UEFA컵(현 유로파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화려한 전성기를 누린 바 있다.
찬란했던 과거에 비해 지금의 파르마는 아직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구단의 자금도 넉넉지 못할뿐더러,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선수도 없다. 하지만, 파르마는 끈끈한 팀워크와 도전정신을 가지고 시즌의 반환점을 눈앞에 둔 현재 '빅 3'를 위협하는 존재로까지 성장했다.
오랜 방황을 끝내고 '명문 구단 재건'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는 파르마, 그들이 펼치는 힘찬 부활의 날갯짓이 올 시즌 세리에A를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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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리보르노와의 경기에서 역전승을 일궈낸 파르마 ⓒ 파르마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