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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경찰' 이정범 감독 "영화에 대한 언급만으로도 감사한 마음"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3.29 18:15 / 기사수정 2019.03.29 18:09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정범 감독이 영화 '악질경찰'로 2014년 '우는남자' 이후 5년 만에 관객들과 소통에 나섰다. 영화에 대한 한 명 한 명이 보여주는 관심에 감사한 마음으로 따뜻한 시선을 당부하고 있는 중이다.

20일 개봉한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 같은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 분)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

5년의 고민 끝 세상에 나온 '악질경찰'이라는 결과물을 통해 관객들과 호흡하고 있는 이정범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에만 2년 여의 시간을 쏟을 정도로, 그 어떤 작품보다 마음을 다해 작품을 완성했다.

작품에 함께해 준 이선균, 박해준, 전소니 등 배우들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이선균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동문이고, 자신의 졸업 작품에도 이선균이 함께 했었다. 이선균은 이정범 감독을 향해 "내 인생의 첫 감독"이라고 칭할 만큼 남다른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해 스크린 속 새로운 얼굴로 떠오르고 있는 전소니가 연기한 미나, 악역 태주를 통해 특유의 강렬한 매력을 전하는 박해준 등 모두 이정범 감독과의 오랜 대화와 교감 후 완성된 캐릭터들이다.

'악질경찰'은 개봉 후 2014년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며 주목받기도 했다. 개봉 전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먼저 알려졌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간 바 있다.

이정범 감독은 "이선균 씨는 시나리오의 진심을 바로 봐 준 배우였어요"라고 운을 뗐다.


"(이)선균 씨가 저를 잘 아는 만큼, 이 시나리오를 보고나서는 '형이 누군가에게 사과를 하려고 하는 것 같아'라는 얘길 하더라고요. 워낙 센 이야기다보니, 사실 세월호 관련 내용을 다룬 것을 알면서도 그것에만 함몰된다거나, 다른 것을 못 본다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였거든요. 정말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전소니 씨의 경우에도 촬영 전날까지 계속 이야기를 나눌 만큼 많이 의견을 나눴었죠."

'이 영화만큼은 허투루 찍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이어졌던 시간이었다.

"매 순간이 기도의 순간이었어요"라고 말한 이정범 감독은 "저라고 왜 두려운 마음이 없었겠나요. 그렇지만 그것을 두려워 할 것이면, 아예 시작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고요. 시나리오대로 영화를 만들 수 있기를, 프로덕션에 들어갔을 때부터 촬영, 편집할 때까지 '훼손되지 않는 방향에서 찍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생각했었죠"라고 말을 이었다.

이정범 감독은 "보통 영화의 실질적인 완성본이 나오기 전까지 서 너 번 정도의 수정 기간을 갖는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그 배가 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떠올렸다.

이어 "저희 영화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으면 안 될 것이라는 생각에 자기검열을 계속 했었죠. 그럼에도 저에 대한 비판이 있다면, 사실 그것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어요"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였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세월호에 대해 얘기하냐'라는 말을 들어도 상처받지 않을 수 있을만큼, 영화를 준비하고 만들어오면서 마음이 많이 단단해졌거든요. 위로라는 표현도 조심스럽지만, 그 분들을 위로해드리고 싶었던 마음으로 만들었어요. 그러니 두려울 것이 없어졌고, 그만큼 오랜 시간동안 많은 의견을 들으며 만든 작품이 된 것이죠."


'악질경찰'을 통해 이야기가 공론화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마음 속에 있다.

"'굳이 세월호 소재가 아니어도 되지 않나'라는 의견들도 있을 수 있죠. 저는 이 영화가 철저히 감정적인 영화가 되길 바랐거든요. 필호와 미나라는 인물이 감정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거기에 팩트가 들어와 있는 것이죠. 실제 세월호의 그림을 보는 장면도 있고, CG를 활용하면서 다른 작품을 할 때보다 편집 작업에 두 세배의 공을 들였어요."

이정범 감독은 "저희 '악질경찰'의 스태프들이 모두 394명이거든요. 순수한 국내 스태프만요. 그 중 배우들은 71명이 함께 해주셨고요. 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갈 때,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아, 아직 잊지 않고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라고 위로만 받으셔도 좋겠다는 마음이에요"라고 다시 한 번 마음을 전했다.

"저는 잘 된 작품과 안 된 작품을 모두 경험했잖아요. 상업영화의 감독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런 흥행이라는 부분에 대해 얘기가 되고 있는 것의 부담과 두려움도 당연히 있죠. 하지만 이런 형식을 빌려 세월호에 대해 얘기하면, 비난도 당연히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응원하고, 지지해주시는 분들 역시 분명히 계실 것이라 생각하고요.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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