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설경구와 전도연이 '생일' 속에서 슬픈 감정을 연기하며 마음을 다잡았던 사연을 전했다.
1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종언 감독과 배우 설경구, 전도연이 참석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다.
'생일'에서 설경구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정일 역을, 전도연은 떠나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엄마 순남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생일' 속에서 아들을 잃은 슬픔을 때로는 오열하며, 때로는 억누르며 표현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이날 설경구는 "정일이라는 역할은 참사 때 가족 옆에 못 있었던, 몇 년 후에 돌아와서 가족들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인물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참사의 당사자면서, 감독님의 시선에서는 관찰자같은 그런 역할을 동시에 해야 되기 때문에 좀 더 누르고 담담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래서 다른 작품들과는 또 다르게 참아보려고 애썼던 것 같다. 분노를 계속 누르려고 애를 쓰면서 연기했는데 오히려 '컷'하고 촬영이 종료되고 나서 더 많이 깊이 울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전도연도 "옛날 같았으면 (이렇게 촬영하면) 저희 얼굴이 많이 부었을 것이다"라고 살짝 미소지으며 "극 중에서 순남은 슬픔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슬픔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혼자 단절을 하고 그녀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제가 걱정됐던 것은 제가 순남을 보면서, 그리고 이 이야기를 보면서 제 감정이 앞서갈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을 때나 감독님과 이야기를 할 때나 이것이 순남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인지, 아니면 저의 슬픔에 젖은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 의심하면서 촬영해나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종언 감독도 작품에 함께 해 준 설경구와 전도연 두 배우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며 "두 분과 함께 한다는 것은 거의 상상하지 못했던, 대단한 일이다. 참여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또 "상업영화 시스템 안에서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이 길을 택했다"며 "많은 관객 분들도 그렇게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생일'은 4월 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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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