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30 11:55 / 기사수정 2009.11.30 11:55
올 여름, 한가한 이적 시장을 보낸 AC 밀란은 파투의 파트너이자 인자기의 후계자로 훈텔라르를 영입하며 카카를 보낸 아쉬움을 득점포로 메우고자 하였다.
페널티 박스 내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많은 득점을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타깃형 포워드인 훈텔라르는 퍼스트 터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골을 만드는 능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었다. 그는 헤렌펜, 아약스, 레알 마드리드에서 265경기 179골을 기록했으며 네덜란드 대표팀 소속으로 21경기 13골을 기록. 밀란에서 맹활약한 반 바스텐의 재림일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다.
게다가 지난 시즌 알베르토 질라르디노를 피오렌티나로 넘기면서 제노아에서 밀란으로 복귀했던 마르코 보리엘로의 잦은 부상과 인자기의 체력 문제 등, 온갖 악재 때문에 파투의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던 밀란에게 훈텔라르는 구세주였다.
하지만, AC 밀란에 이적 후 무득점에 그친 훈텔라르의 모습은 기대보다는 실망에 가까웠다.
2선까지 내려와 팀의 미드필더진과 공격 면에서의 연계 플레이를 살려주는 모습이 부족했던 그는 전방에서만 둔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자주 고립되었다. 이 때문에 호나우지뉴 알레산드레 파투를 좌우 윙 포워드로 두면서 2선까지 내려와 팀의 공격력을 살려주던 보리엘로에 밀려 벤치 신세를 면하지 못하며,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밀란 내 방출 0순위로 불렸다.
특히 훈텔라르가 필드 위에 있을 때 밀란이 0골을 기록했지만 그의 부재 상황에서 18골이 나왔다는 점을 봤을 때, 그의 영입은 실패에 가까웠다. 카카의 부재 때문에 원활하지 못한 볼 배급으로 훈텔라르가 잦은 고립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가능했지만 그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은 그의 클래스를 의심하게 하였다.
이러한 시련이 원인이었을까?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줄이기 위해 남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던 훈텔라르가 위기에 처한 팀을 구했다. 30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니아 원정 경기에 나선 AC 밀란이 후반 39분 투입된 훈텔라르가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 2-0으로 카타니아를 꺾으며, 이 날 칼리아리에 패한 유벤투스를 제치고 리그 2위로 올라섰다.
훈텔라르는 후반 추가 시간 3분, 최전방에 있던 필리포 인자기의 패스를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마무리. 90분이 넘게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한 밀란에게 선취골을 주었다. 이후, 추가 시간 4분에는 페널티 박스 우측 외곽에서 감각적인 로빙 슛을 추가 득점으로 연결.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잠시나마 잠재웠다.
훈텔라르는 밀란에서 요구하는 에딘 제코와 같이 2선 아래까지 내려와서 적절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연계 플레이와 포스트 플레이가 특출난 포워드는 아니지만, 그의 폭발적인 득점력은 이러한 우려를 종식할 수 있다.
비록 그가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이번 경기에 한정되어있지만, 이번 시즌 밀란이 부진했던 선수들이 갱생하며 팀의 상승세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밀란의 팀 스타일에 녹아들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린다면, 파투와 호나우지뉴의 최적의 조력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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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타니아 원정에서 2골을 기록한 클라스 얀 훈텔라르 ⓒ AC 밀란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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