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터가 팬들을 울고 웃기는 극적인 장면을 많이 연출하는데 비해 센터는 우직하고도 소리없이 팀의 승패를 결정짓는 포지션이라는 농구의 속성을 가장 잘 담고있는 이 말처럼 슈터는 센터만큼이나 팀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포지션중에 하나다.
이러한 슈터들 중 팀 돌풍과 더불어 유난히 돋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올 시즌을 앞두고, 부산 KTF에서 원주 동부로 이적한 손규완과 팀내 입지가 점점 줄어들어가던 우지원이다.
팀과 함께 재도약을 꿈꾸는 '코트의 황태자' 우지원 (울산 모비스)
<올 시즌 팀 돌풍을 주도하고있는 우지원>
우지원같이 아마시절과 프로시절의 입장이 극과극으로 바뀐 선수도 드물다.
대학시절 소속팀인 연대의 전성시대를 이끌며, 더불어 준수한 외모로 '코트의 황태자'라는 닉네임까지 얻은 우지원. 하지만, 우지원에게 프로생활은 그리 순탄치않았다.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 신생팀이던 대우 제우스에 입단. 4시즌동안 평균 17.2득점의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며 팀의 대표선수로 자리잡은 그였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팀 전력상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고, 설상가상으로 2000~01시즌을 앞두고는 전년도 우승팀인 삼성 썬더스로 이적하는 아픔을 맛보기도했다.
전년도 우승 맴버였던 주희정-이규섭-맥클래리-호프는 건재했고, 단지 슈터가 문경은에서 우지원을 바꿨을 뿐인데, 팀은 8위로 추락했다.
팀 추락의 비난의 비난을 듣고 쫓겨나다시피 울산 모비스로 트레이드된 우지원은 '기회의 땅'이었던 모비스에서의 첫 해였던 2002~03시즌 경기당 평균 15득에 한 경기평균 2.5개의 3점슛으로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거듭났다
하지만, 지난 2004~05시즌 상무에서 복귀한 후배 이병석에게 자리를 위협받으며 식스맨으로 전락한 우지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김동우와 신인 김효범의 허리부상으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었다.
프로생활의 갈림길에서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그는 화끈한 '슛발'로 휘어잡았다. 올 시즌 들어 7경기에 출전 경기당 평균 13.7득점에 경기당 2.7개의 3점슛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
물론 전성기로 불리는 지난 2003~04시즌의 평균득점인 20.5득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지만, 최근 5경기에서 우지원이 10점이상 뽑은 4경기(KT&G-오리온스-전자랜드-KTF)에선 100%이긴 것을 감안하면, 그의 활약은 팀의 '승리 보증수표'가 되어가고있다.
특히, 지난 3일(목) 서울 삼성에게 96:79로 대패한 이후 있었던 5일(일) 부산 KTF와의 경기에서 우지원은 팀 최다득점인 24점(3점슛 3개)를 쓸어담으며, 93:78의 대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5승 2패로 공동 1위를 달리고있는 모비스. 그 중심에 우지원이 있다.
타고난 슛감각을 앞세운 활약이 돋보이는 손규완 (원주 동부)
<이적의 설움을 화끈한 슛으로 날리고있는 손규완>
손규완은 약점이 많은 선수다. 경희대시절부터 타고난 슛감각은 알아주는 선수였으나 다소 처지는 체력과 경쟁자들에 비해 떨어지는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되었었다.
신생팀이었던 SK 나이츠에 입단한 그는 1997~98시즌 경기당 평균 14.1득점에 한 경기에 2.8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며, 확실한 슛쟁이로 농구팬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속팀의 성적이 신통치않았고, 설상가상으로 조상현의 그늘에 가려 그는 이듬해부터는 '평범한 식스맨'으로 전락했다.
그랬던 그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생긴건 지난 2003~04시즌 도중 팀 동료인 리온 트리밍햄과 함께 당시 코리아텐더를 인수했던 KTF 황진원-아비 스토리와 함께 2:2 맞트레이드가 된 것.
상대적으로 슈터가 필요했던 KTF에서 그는 경기당 평균 10.9득점에 경기당 평균 2.45개의 3점슛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보였었다. 지난 2004~05시즌 역시 평균득점은 5.8점에 그쳤지만, 필요할때마다 터지는 '한 방'으로 좋은 활약을 보였었다.
그런 그가 올 시즌 FA 신기성을 영입한 '보상선수'로 타의에 의해 원주 동부로 이적했다. 당시 주장이었던 손규완이 FA로 KTF로 넘어온 신기성과 함께 식사자리에서 선전을 다짐한 직후 동부로의 이적이 확정됐을만큼 그의 이적은 갑작스러웠고 또 충격적이었다.
지난 10월 29일 서울 SK전-30일 서울 삼성전에서 10득점에 3점슛 세 방 씩으로 존재가치를 알린 그는 친정팀 부산 KTF전에서 12:18로 뒤지던 2쿼터에 투입되어 2분여동안 거푸 3점슛 3개를 적중시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등 이 날 경기에서만 13득점(3점슛 4개)으로 팀 승리를 주도했다.
자말 왓킨스-김주성이라는 확실한 트윈타워가 있는 원주 동부입장에선 상대팀이 터프한 더블팀 수비나 지역방어로 이들을 봉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곽으로 패스아웃되는 볼을 슈터들이 외곽에서 3점슛으로 연결시켜주면 그만큼 팀이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쉬워진다.
물론 주전 슈터로 양경민이 있고, 빽업슈터로도 프로 2년차 이상준이 있긴하지만, 슛의 폭발력과 영양가에선 손규완도 이들에 비해 뒤처지지는 않는다.
약점도 많지만, '슛' 하나만큼은 프로에서도 알아주는 손규완. 그가 이적의 설움을 담아 많은 3점슛을 상대 골대에 꽂을수록 동부의 우승 2연패는 더 순조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