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7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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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논란 잠재운 토티의 '28분'

기사입력 2009.11.23 17:51 / 기사수정 2009.11.23 17:51

유성현 기자

단 '28분'이었다. 무릎 부상에서 회복해 약 한 달여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한 프란체스코 토티는 자신의 녹슬지 않은 기량을 보여주는 데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AS로마는 지난 22일(한국시각) 벌어진 세리에A 13라운드 AS바리와의 홈경기에서 주장 토티가 경기 시작 28분 만에 해트트릭을 기록하는데 힘입어 3-1의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시즌 12경기 7실점의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하는 리그 최소 실점팀 바리도 로마의 ‘돌아온 황제’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토티는 전반 6분 부치니치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바리의 골문을 열어낸 후, 14분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 셋피스 상황에서 피사로에게 짧게 이어받은 공을 통렬한 오른발 강슛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이어 토티는 전반 28분 바리 수비진의 클리어링 실수를 재빨리 포착해 골문 오른쪽에서 강력한 왼발 슛을 넣으며 마침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로써 토티는 부상으로 인해 경기 출장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즌 9골을 기록, 우디네세의 디 나탈레와 함께 리그 득점 공동 선두에 등극했다. 전반기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던 로마 또한 이번 경기 승리로 인해 리그 11위로 뛰어오르며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최근 토티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는 숫자가 점차 적어지자 현지 언론들에게 "이전과 같은 꾸준함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또한, 날카로운 공격력과 창의적인 패스의 부족을 절감하고 있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취약점을 보완할 적임자로 토티의 대표팀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동시에, 전성기가 이미 지나 부상까지 시달리는 지금의 토티는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반론들이 팽팽히 맞서면서 토티는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07년 무릎 부상을 당한 이후로 4차례의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아온 토티는 해마다 고질적인 잔 부상에 시달렸으나, 매번 부상을 털고 다시 일어나 07/08시즌 14골, 08/09시즌 13골 등 준수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올 시즌에도 지난해 수술했던 무릎 인대에 손상이 오면서 또다시 수술대에 올랐지만, 한 달가량의 짧은 기간 만에 오뚝이처럼 복귀해 유로파 리그 포함 13경기 18골의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5년간 로마만을 이끌어 온 토티도 어느덧 33살의 적잖은 나이가 됐다. 보통의 공격수에게 30대 중반을 향하는 나이는 많고 작은 부상의 부담과 맞물려 기량의 하락 또한 당연한 시기다. 하지만, 주위의 '기량 하락' 논란 속에서도 환상적인 복귀전을 보여준 토티에게는, 적어도 치명적인 부상의 그림자가 엄습하지 않는 한 그의 수준 높은 클래스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앞으로도 충분해 보인다.

[사진 = 바리전 해트트릭을 기록한 프란체스코 토티 ⓒ 풋볼이탈리아 홈페이지 캡쳐]



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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