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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점 활약' 김남일, '진공청소기' 위력 강했다

기사입력 2009.11.19 03:25 / 기사수정 2009.11.19 03:25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강한 카리스마와 지능적인 플레이를 겸비한 미드필더 김남일(빗셀 고베)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상대 선수를 빨아들여 제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끔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이유에서였다. 당대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였던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조차 그에게 두 차례나 당해 굴욕을 맛볼 정도였다.

최근 1년 동안 부상, 경기력 저하 등으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김남일이 남아공월드컵 본선 7개월을 앞두고 다시 '진공청소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9월, 대표팀에 복귀한 뒤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김남일은 19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 크레이븐 커티지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90분 풀타임을 뛰며 만점 활약을 펼쳐 장기적인 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높였다.

사실, 김남일은 그동안 주전이었던 김정우(성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서 이번 세르비아전에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2차례나 월드컵 본선에 나갔던 경험과 관록이 묻어나듯 김남일은 자신이 보여줘야 할 것은 다 보여주며, 그 어느 선수보다 빼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자신의 역할인 수비적인 능력은 물론 공격에서도 190cm이 넘는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며 전성기 못지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조원희(위건)와 함께 더블 볼란치 형태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경기에 나선 김남일은 체격이 좋은 세르비아 중원 자원들과 밀리지 않으려 부단히 움직이고 적극적인 몸싸움을 벌여 나갔다. 초반 실점 이후 자칫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김남일은 후배들을 다독이며 스스로 먼저 솔선수범하는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이끌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것이 바로 강력한 중거리슛과 적극적인 공격형 패싱 플레이였다. 전반 10분, 김남일은 이영표(알 힐랄)의 패스를 받아 그대로 허를 찌르는 중거리슛을 때리며, 상대 골키퍼 스토이코비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골키퍼의 선방으로 아쉽게 득점과 연결되지 못했지만 골문 쪽을 향해 그대로 들어간 위협적인 슈팅이었다.

이후에도 김남일은 간헐적으로 과감한 패싱 플레이도 하면서 공-수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공격력에서 약해진 것 아니냐'는 주위의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킨 것이다. 잇따른 선수 교체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제 플레이를 보여준 김남일은 후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교체돼 나갈 때 주장 완장까지 차며 1년여 만에 잠시나마 필드에서 주장 역할을 소화하는 기쁨도 누렸다. 그야말로 할 거 다 하고, 누릴 거 다 누리면서 허정무 감독의 확실한 믿음을 받은 셈이 됐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세르비아전을 마친 김남일은 향후 김정우와의 주전 경쟁에서도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확실히 월드컵 본선 경험자답게 중원에서 조율해 나가는 능력이 그 어느 선수보다 빼어나다는 것을 이번 세르비아전을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유럽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서 '진공청소기'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린 김남일은 내년 월드컵에서 박지성, 이영표 등과 함께 본선 3회 출전에 도전하게 된다.

[사진= 김남일  (C)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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