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19 02:29 / 기사수정 2009.11.19 02:29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잘 싸웠다. 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9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유럽 원정 2차 평가전에서 전반 8분, 니콜라 지기치에게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해 2월부터 이어온 A매치 연속 경기 무패 행진을 27에서 마침표를 찍고 말았다.
1년 10개월 만의 A매치 패배였지만 느낌은 달랐다. 축구대표팀은 경기 결과는 졌지만 시종일관 190cm를 상회하는 장신의 세르비아 선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지난 덴마크전과 함께 좋은 경험을 쌓은 대표팀은 '유럽 공포증'을 깨는데 적지 않은 소중한 경험을 얻어내며 2009년 A매치 평가전을 마감했다.
이전과 달리 한국은 선수 구성에서 많은 변화를 줬다. 일부 주전급 선수들의 공백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4-4-2 전술이 아닌 4-2-3-1의 이른바 플랜 B를 시험하려 했던 허정무 감독은 원톱으로 설기현(풀럼)을 출전시켰으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해 전술적인 실험을 벌였다. 좌우 측 미드필더로는 염기훈(울산)과 이청용(볼튼)이 선발 출장했으며,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김남일(고베)과 조원희(위건)가 나섰다. 포백 수비에는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교토)-조용형(제주)-오범석(울산)으로 구성됐으며, 골키퍼에는 김영광(울산)이 모처럼 경기에 나섰다.
초반에 고전, 그러나 곧바로 회복했던 전반전
전술 실험, 일부 비주전 선수들의 기량 점검에 초점을 맞춘 대표팀은 초반, 세르비아의 힘에 밀리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5분 만에 라조비치의 오른발 프리킥을 가까스로 막아내 위기를 넘긴 한국은 전반 8분, 202cm의 장신 공격수 지기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좌측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아 빈 곳으로 달려든 지기치가 한국 중앙 수비 한 명을 등지고 오른발로 방향을 꺾으며 흘려보내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한국은 곧바로 반격에 나서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전반 12분, 이영표의 패스를 받은 김남일이 골문 상단으로 향하는 강력한 중거리슛을 때렸지만 아쉽게 상대 골키퍼 스토이코비치에게 막히고 말았다. 이후에도 제공권이 강한 세르비아를 의식해 짧은 패스 위주로 경기를 운영한 한국은 비교적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전반 34분, 활약이 미진했던 조원희를 빼고 김두현(수원)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한 대표팀은 42분, 오버래핑에 나선 이영표의 크로스를 받아 이청용이 골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잡고 슈팅을 했지만 아쉽게 골키퍼 정면으로 흘러가 득점과 연결하지 못했다.
전술적 실험에 중점, 결정력이 아쉬웠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염기훈, 오범석 대신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차두리(프라이부르크)를 투입시키며 스피드한 경기를 꾀하려 했던 대표팀은 전반보다 활력 넘치는 경기력을 보이며 오히려 세르비아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후반 14분에는 설기현 대신 이동국(전북)을 투입시켜 장신 수비수 사이에서 결정력 있는 모습을 기대하게 했다.
후반 19분, 한국은 지난 덴마크전과 마찬가지로 골을 성공시키고도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수에 걸려 튀어나온 볼을 중앙에 있던 이청용이 잡아 바로 슈팅을 때려 골로 연결했지만 이전에 이동국의 위치가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세르비아의 빠른 공세를 몸을 던지며 잘 막아낸 대표팀은 강민수(제주), 김형일(포항) 등 중앙 수비 자원들을 모두 투입시켜 안정적인 수비 조직력을 경기중에 시험해 보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공격에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후반 39분에 이영표가 위력적인 중거리슛을 때리는 등 슈팅 기회를 계속 만들어 나갔다. 하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거나 골문에서 많이 벗어나면서 모두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덴마크전에 이어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2차례 유럽 원정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은 향상된 경쟁력, 본선에서의 잠재력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냈다. 그러나 여전히 미흡한 전술적 조합, 공격수들의 골결정력, 수비진들의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 등은 본선을 앞두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이번 세르비아전을 끝으로 2009년 A매치를 마감한 허정무호는 내년 1-2월쯤 남아공, 스페인 전지훈련을 통해 본선을 향한 전력 담금질에 다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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