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MBC 아나운서들이 변화를 지향하며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아나운서국 미디어데이에는 MBC 아나운서 전원이 참석, 2019년 주요 활동을 설명하고 각오를 전했다.
황선숙 아나운서 국장은 "이틀 후면 아나운서 국장이 된지 100일이 된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지나갔다. 최초의 여성 아나운서 국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짊어진 것 같다. 하지만 많은 후배들이 뒷밤침해줘 든든하다. 아나운서가 된지 33년이 된 만큼 아나운서국을 삼삼하게 이끌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익숙함을 지나 두려움을 넘어 새로움을 향해'라는 슬로건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사진집을 발간했다. 아나운서들이 사진이 필요할 때가 많았는데 정작 없더라. 사진을 찍고 모으다 보니 가장 아나운서다운 모습으로 기존의 이미지와 새로운 이미지를 통합하는 게 가능하지 않았나 싶었다. 아나운서들의 1인 매니지먼트를 시도하면 어떨까 하는 욕심이 생겼다. 모니터, 이미지 관리, 마케팅, 리브랜드 등 관리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 31인의 사진집 발간
MBC 아나운서들은 최근 적극적인 자기 PR을 위해 실물 사진집을 발간했다. 클릭 몇 번이면 사진을 검색해 찾아보기 쉬운 세상에 아날로그적인 따뜻함을 전하기 위해서다.
구은영, 이진 아나운서는 제작 기간이 두 달 소요된 사진집 발간을 알렸다. 구은영 아나운서는 "'사진을 다시 모으다'에 초점을 맞췄다. 출발점은 '단순히 사진을 찍는다'지만 도착점은 '우리가 왜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에 의미를 담았다.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 찍은 게 아니다. 진정성 있게 시청자에게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까 치열한 고민 끝에 아나운서다운 모습으로 새롭게 다가가도록 노력했다"며 계기를 언급했다.
이진 아나운서는 "대중에게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고민을 했다. 여러번의 파업과 제작거부를 통해 진정한 언론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작 개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기회는 없었다. 아나운서 리브랜딩 프로젝트 중 하나가 사진집 발간이다. 기존의 이미지와 새로운 이미지와의 교집합 속에서 리브랜딩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 디지털형 아나운서 탄생
뉴미디어 시대에 부합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MBC 디지털랩과 협업하는가 하면 보도국 모바일 뉴스 '14F'에 참여했다. 임아나 채널(임현주), 수즈수즈 월드(김수지), 솜디랑 놀아요(강다솜), 서인의 서담서담(서인) 등 개인 유튜브 방송과 라디오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등 디지털형 아나운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디지털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TV에서 잘 활약하는 아나운서가 왜 디지털을 하려 하지'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12년 전 입사했을 당시 아나운서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많은 활약을 했다. 한 프로그램의 영향력도 컸고 한 두개 프로그램만 해도 아나운서의 인지도와 영향력이 생기는 좋은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백개의 채널에서 수천개의 프로그램을 만든다. 한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예전처럼 인지도나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며 설명했다.
손 아나운서는 "무조건 미디어 환경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아나운서에게는 부족한 점이 없을까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보편성의 위기가 찾아왔다. 남들이 좋아하는 보편적인 프로그램보다 내가 원하는프로를 택하는 게 시청자다. 나만의 콘텐츠와 스토리로 이야기하는 아나운서를 선호하는 게 요즘의 분위기다. 유투버들이 방송 출연을 많이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나운서는 진화해야 한다. 기능적 역할만 하는게 아니라 자신만의 스토리로 이야기를 푸는 사람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 소통 나눔을 위한 고궁 낭송회
공영방송 아나운서로서 장애인, 다문화 가정, 새터민 가정 등 소외 계층과 함께하는 고궁 낭송회를 개최한다. 2018년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낭독, 한다고 달라질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를 연 바 있다. 향후 고궁에서의 낭독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오승훈 아나운서는 "2007년에 홍대 쪽 작은 소극장에서 낭독회가 처음 이뤄졌다. 그 이후 맥을 유지해왔다. 2018년 12월 14일에 골든마우스홀에서 낭독회를 했다. 매년 사람들을 초대해 따뜻함과 위로의 공간으로 마련해보자는 생각이었다. 'MBC 아나운서' 하면 연말마다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리는 낭독회를 떠올리고 MBC의 브랜드화라는 목표를 세웠다. 시청자에게는 'MBC로 초대합니다'라는 의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공감과 소통으로 가득 채울 테니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 연말에 골든마우스홀에서의 낭독회를 기본적으로 계획한다. 몇몇 분들이 더 많이 초대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해 넓은 공간인 고궁을 떠올렸다. 고궁 낭송회도 기획하고 있다"고 계획을 언급했다.
♦ 통일을 대비하다, '겨레말을 찾아서'
상반기 특집 우리말 나들이 '겨레말을 찾아서'는 '머지않아 평양, 북한 지역을 여행한다면 말이 잘 통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같은 뿌리를 뒀지만 많은 차이를 갖게 된 것에 문제 의식을 느껴 남한말과 북한말을 비교하고 소개한다.
박창현 아나운서는 "출발은 작년에 시작했다. 작년에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있을 때 큰 그림을 그리는데 전문가인 신동진 아나운서가 내년에는 (남북이) 조금 더 가까워질 것 같다며 북한 말과 관련된 것을 다뤄보자 했다. 올해 상반기 6개월은 '겨레말을 찾아서'를 특집으로 촬영해 방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 없습니다'는 긍정의 표현이더라. '여기서 담배 피워도 될까요' 할 때 안 된다가 아니라 해도 된다는 뜻이다. 남과 북의 표현 방법이 어느새 오해하기 쉽게 됐더라. 그런 부분을 좁히려고 최대한 말랑말랑하게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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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