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1.15 02:10 / 기사수정 2009.11.15 02:10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마음속으로는 많이 칭찬하고 있어요."
창원 LG 세이커스 강을준 감독이 최근 화제가 된 '칭찬하지 않는 리더십'에 대한 속사정을 밝혔다.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강을준 감독은 왜 선수들에게 칭찬을 잘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마음속으로만 칭찬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문태영이 잘 해도 (겉으로는) 말을 안 한다. 세이커스의 문태영이 되어야지, 문태영의 세이커스가 되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는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더욱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 자제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강 감독은 "전체적으로 가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팀워크를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최근 전문 수비수로 나와 공격에서까지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백인선에 대해서도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남겼다.
강을준 감독은 "백인선은 출장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120%의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현한 다음 "그러나 지금 칭찬을 해 주면 우쭐대는 마음이 생겨 공격에 치중하는 플레이가 나올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상대팀의 주 공격수를 방어하는 팀내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기 위해 칭찬하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눌렀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역시 팀플레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였다.
이어 강을준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보면 분명 고비가 있을 것이다. 그런 순간에 좋은 플레이를 펼친다면 그 때는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선수들을 칭찬할 것"이라면서 "아직은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LG 선수들이 강 감독에게 제대로 된 칭찬을 들으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강을준 감독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글쎄요. 아마 4라운드, 아니면 5라운드쯤은 돼야 하지 않을까요."
[사진 = 강을준 LG 감독 ⓒ KBL 제공]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