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방송인 이영자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사연에 울컥했다.
11일 방송한 KBS 2TV '안녕하세요'는 400회 특집으로 꾸려졌다.
'안녕하세요'는 사연의 내용 때문에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후 긍정적으로 문제가 풀린 경우들도 있었다. 400회를 맞아 '안녕하세요'에서는 일부 화제의 출연자들의 긍정적으로 변화된 일상을 공개, 나름대로 좋은 성과를 거뒀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400회에 걸맞는 '고구마' 사연이 전파를 탔다. 한창 손길이 필요한 세 살 늦둥이를 포함해 아이 넷을 키우고 있는 엄마의 사연이었다. 3D프린터 사업에 관심을 보인 남편이 몇 년째 사업에 열중하느라 집안 생활에는 뒷전이라는 것. 쉰이 된 아내가 투잡을 뛰어 버는 돈 150만원으로 한창 자라는 성장기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야했다. 고기는 언강생심이고, 마트조차 마음대로 가기 어려웠다.
가계 빚만 무려 4천만원. 회사 퇴직금은 물론이고 집의 보증금까지 무리하게 끌어다가 사업 자본으로 썼다. 남편은 나름대로 "술이나 담배나 노름을 하는 건 아니지 않냐. 365일 일만 했다"며 "조금만 참아주면 결실을 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힘줘 말했다. 자신은 1년 내내 허투루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는 것. 그는 3D프린터 관련 개발, 제조에 있어 실제로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으나 홀로 사업을 하며 감당해야할 부분이 많은 것이 문제였다.
성장기인 아이들은 마음껏 먹지 못했고, 아내는 아이를 넷이나 낳으면서 임신성 당뇨에 시달리게 됐다. 몇 차례 쓰러진 적도 있다는 아내는 이미 건강 적신호가 켜진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널들은 사업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는 남편의 모습에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현이는 참다 못해 "(남편)혼자 사시면 되겠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그런 남편에게 누구보다 강력한 한방을 날린 사람은 이영자였다. 이영자는 "어머니 언제 쓰러질지 모르고 아이들 영양상태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자는 "우리 아버지도 꿈을 위해 가족을 포기했기 때문에 잘 안다"며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털어놨다. 매섭고 날카로웠고 원망이 담겨있었다.
이영자는 "아버지의 짐을 어린 자식들이 짊어지고, 모멸감과 배고픔을 겪으면서 어떻게 살았는지 아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자는 "6년 기다렸으면 이제 아버지가 가족을 봐주면 안되냐. 아버지가 이제 희생해주면 안되냐. 건강 찾고 애들 고등학교라도 졸업하게 6년만 희생하면 안되냐"고 애원하기도 했다.
이영자의 간절한 바람 속에 그도 보다 가정과 사업 양립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다짐하며 마무리됐다. 해당 사연은 가장 많은 고민 득표를 받았다.
'안녕하세요'는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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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