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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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홍민 "父는 월북, 母는 나를 두 번 버렸다" [종합]

기사입력 2019.01.31 22:24 / 기사수정 2019.01.31 22:45

유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197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가수 홍민이 힘겹게 버텨왔던 어린 시절을 고백했다.

31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가수 홍민이 출연했다. 홍민은 김도향을 만났다. 김도향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것.

홍민은 1970년대 데뷔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인기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김도향은 "어떤 공연장에서 봤는데, 여학생들이 한 100명쯤 쫓아가더라. 홍민 씨가 나오는 곳으로"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도향은 이어 "연예인 좋아한다고 해도 쫓아다니는 걸 쑥스러워할 때"라면서 "그런데도 100여 명이 쫓아오더라. 홍민 씨가 오빠부대를 제일 많이 거느렸다"고 말했다.

이에 홍민은 "그 뒤에 갑자기 이장희 씨가 '그건 너' 부르는 바람에 저는 인기가 뒤로 갔다. 또 바뀌는 거다. 그때는 차곡차곡 돌아가면서 인기가 바뀌었다"고 손사래를 쳤다.

홍민은 자신의 가장 큰 히트곡으로 '고별'을 꼽았다. '고별'은 홍민의 히트곡으로 알려졌지만, 진짜 데뷔곡은 따로 있었다고. 홍민은 "최초 노래가 '망향'이었다"며 "잉글버트 험퍼딩크의 노래에 가사를 붙인 거다. 번안 가요라고 하잖나"라고 말했다.

홍민은 이어 "노래를 잘한다는 소문이 나서 한 콘테스트에 나갔고 10주간 1등을 했다. 그때 상품이 기타였다"며 "그 이후 성악을 하던 사촌 누님이 살던 동네에 이종환이라는 분이 있었다. 저녁에 초대해서 같이 저녁 식사를 하시겠다더라. 그게 오디션이었다. 이후 그분 사무실에 갔더니 엘피판 한 장과 지어놓은 가사를 주시더라. 이 노래에 가사를 대입시켜 연습해오라고 하더라. 그게 '망향'"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날 홍민은 제작진으로부터 "그리움의 원천이 어디에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홍민은 "부모가 그리움이다. 부모를 모르고 살았다. 막연하게 저는 그런 것 같다"고 털어놨다.

홍민은 "그냥 담담하게 사는데, 부모에 대한 기억이 없다. 이제 와서 생각하니까 '그런 게 배어 있었겠다' 싶다. 자란 환경에서 부모를 그리워하는 게 있잖나. 막연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그럴 수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홍민은 "(아버지가) 월북하셨단 얘기를 들었다. 추억이 없다. 추억이 없다는 건 참 불행한 것"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아버지를 본 적이 없다. 월북하신 거다. 어렸을 때 외갓집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시대였다. 그래서 납치당하셨다고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홍민의 아버지는 북한에서 저명한 저서를 냈을 만큼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었다. 홍민은 "위에 누나, 2살 터울 동생이 있다. 엄마하고 저희 삼 남매가 남았는데, 4살 때도 필름이 끊긴 것처럼 기억이 나더라. 동생은 어머니한테 업혔고, 저는 한 손을 잡고 저희 누나는 또 다른 손을 잡았다. 그리고 물속으로 다이빙하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당시에 공산주의자는 걸리면 총살이다. 아주 험하던 시대였다. 물에서 나와서 어머니가 젖은 옷을 갈아입고 너희 누나 데리고 '아버지 찾아간다고 나가셨다'고 들었다. 그렇게 집을 나선 어머니는 영영 돌아오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홍민은 "외갓집에 가서 살았다. 동생은 1년도 채 안 돼 죽었다. 이모는 나더러 '엄마'라고 부르라는데 죽어도 엄마 소리가 안 나오더라. 이모라고 안 부르고 아줌마라고 불렀다"라고 말했다.

홍민은 또 "한참 세월이 지나 동네 주민 한 사람이 부산 국제시장에서 제 어머니와 장사를 했다더라. 그분이 TV에서 제 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내 아들이다'라고 했다더라. 그 뒤에 그분을 찾아서 만났는데 자기는 엄마가 아니라고 하더라. 그때 또 한 번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모에게 그분의 모습을 보여드렸더니 엄마가 맞다고 하더라"며 가슴 아팠던 당시 이야기를 털어놨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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