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왕이 된 남자'의 폭군 여진구가 충신 김상경에게 독살을 당하는 파격 전개가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전율과 먹먹한 여운을 안겼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 8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9.5%, 최고 10.8%(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로 지상파 포함 전 채널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하선(여진구 분)이 구사일생해 궁으로 돌아오고, 다시금 약물중독 증세로 쓰러진 폭군 이헌(여진구)이 도승지 이규(김상경)의 손에 최후를 맞는 모습이 그려졌다.
흙구덩이 속에서 비참하게 죽을 뻔했던 하선은 살고자 하는 의지와 호위무사 장무영(윤종석)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했다. 앞서 이헌으로부터 하선이 죽었다는 증좌를 가져오라는 명을 받은 무영은 하선에게 도망치라고 충고했지만, 하선은 ‘목숨보다 중한 것이 그곳에 있다’며 중전 소운(이세영)을 위해 죽음을 각오를 하고 궁으로 향했다.
그 시각 이규는 이헌이 남기고 간 비망기(임금의 명령이나 의견을 적어서 승지에게 전하던 문서)를 읽고 경악했다. 중전을 폐출하고 사약을 내리라는 어명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헌의 끝을 모르는 폭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달이 났다.
이헌이 약물중독 증세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것. 이에 이규는 비로소 진짜 임금인 이헌을 저버릴 결심을 했다. 이규는 비망기를 태우고, 쓰러진 이헌을 궁 밖으로 내보내기 용이하도록 대비(장영남)를 유폐하는 등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하지만 며칠 후는 임금의 탄일로, 만약 궁 안에 임금이 없다면 들통날 수밖에 없는 상황. 무영은 이규에게 하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고 그 길로 하선은 다시 입궐했다.
대전으로 돌아온 하선은 자신을 사지로 내몬 이규에게 설움을 터뜨렸고, 이규는 살아서 돌아오길 바랐다며 처음으로 하선 앞에서 자신의 속내를 꺼내 놨다. 이에 하선은 "힘을 갖고 싶소.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진 진짜 임금이 되고 싶소"라고 말했고, 이규는 하선을 진짜 임금으로 세우겠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이규는 각오를 행동에 옮겼다. 이헌의 탄일, 이규는 이헌의 은신처에 방문해 손수 해체탕(미역국)을 올린 뒤 바닷가 나들이를 청했다. 그리고 나서 이헌에게 독을 탄 생일주를 올렸다. 이규의 충심을 철썩 같이 믿어온 이헌은 배신감에 몸부림쳤다.
이에 이규는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전하를 버리는 게 아닙니다. 이 나라와 백성을, 새로운 세상을 선택하는 겁니다"라고 말하며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나아가 "전하께서 바라시는 강성한 나라, 그 나라가 하루라도 빨리 오게 할 방도는 이것뿐입니다. 제가 목숨을 걸고 반드시 그리 되게 만들 것입니다"라며 잔인하지만 한편으로는 절절한 우국충정을 드러냈다.
곧이어 이헌은 차디찬 모래 바닥 위로 쓰러졌다. 그는 "두렵네. 너무 무서워. 저승에선 내가 임금이라는 것도 아무 소용이 없겠지"라고 읊조리며 서서히 죽어갔고 이규는 "제가 마지막까지 곁에 있겠습니다"라며 눈물을 삼켰다.
무엇보다 이 같은 애증의 군신관계를 그려낸 여진구-김상경의 연기 앙상블은 완벽 그 이상이었다. 여진구는 가장 믿었던 이로부터 배신당한 분노와 체념 그리고 두려움에 이르기까지 죽음에 시시각각 다가가는 감정을 형형한 눈빛에 담아내며 첫 회부터 8회까지 통틀어 최고의 연기력을 선보였다.
'왕이 된 남자'는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를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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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