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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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삼국지] 하키타운 '안양'에서 '한라'가 살아가는 법-③

기사입력 2009.11.06 23:10 / 기사수정 2009.11.06 23:10

김경주 기자


[2편에서 계속] #3. 함께 호흡하는 선수 그리고 팬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은 구단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근래 부쩍 늘어난 안양 한라의 팬 또한 남다른 열정이 있다. 가족 단위의 팬이 유난히 많은 안양 한라의 경기 날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안양 한라의 유니폼을 차려입은 꼬마 팬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린 팬이라 단순히 부모님을 따라왔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외국인 선수의 이름을 똑 부러지게 외치고 혹 엔트리에서 빠지는 선수가 있으면 왜 안 나오느냐고 되묻는다.

이런 어린이 팬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TV 방송과 언론을 통해 아이스하키의 존재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꽃미남' 선수들이 뜨기 시작했다. 안양 한라를 대표하는 미남 선수인 이유원과 김원중을 비롯해 김기성, 조민호 등 정형화된 미남은 아니지만 소위 '완소 매력남'으로 꼽히는 선수들 탓에 그들을 보려는 그녀들로 빙상장은 북적인다.

안양 한라의 상징인 백곰 인형으로 된 모자를 쓰고 와 응원을 펼치기도 하고 선수의 사진과 이름이 적힌 현수막도 관중석 곳곳에 걸려있다.

이러한 열정에 선수들과 가족, 관계자만이 가득하던 빙판은 더 이상 외롭지 않다. 실제로 안양 한라는 주말에 경기가 열리면 1400석 정도 되는 관중석이 꽉 차 서서 경기를 관람하는 인원도 꽤 된다.

홈뿐만이 아니라 하이원과의 국내 원정 심지어 평소 훈련과 연습 경기까지 찾아와 선수들을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 준다. 

이러한 팬들의 사랑에 선수들도 작게나마 보답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엔 직접 공식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고, 이번 시즌부터는 홈경기에서 승리하면 사인회를 실시한다.

전 선수를 실시하는 건 아니지만 보통 네댓 명의 선수가 경기 종료 후 무장도 채 벗지 못하고 로비로 달려가 사인을 하기 시작한다.

체력소모가 큰 경기를 치르고 난 후라 피곤할 법한데도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밝게 웃으며 지정된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팬과 만난다.

빙판 안에 있던 선수만 보던 팬들에게 이 사인회는 가까이에서 선수와 호흡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도 해 경기가 끝난 늦은 시간에도 돌아가지 않고 기다려 사인을 받곤 한다.

사인을 받으며 선수에게 격려를 전하고 또한 선수는 웃으며 화답한다. 함께 호흡하고 함께 즐기는 아이스하키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른 인기 종목에 비교하면 아직 아이스하키의 인기나 모든 행사와 같은 것들은 걸음마 수준에 가깝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남아있는 실업 아이스하키팀 중 가장 긴 역사를 가졌고 -비록 현재 실업 아이스하키팀이 단 두 팀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보여주고 있는 이 모든 모습은 앞으로 대한민국 아이스하키가 발전해 나가는 데 양질의 토양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하키 타운 '안양'에서 '한라'는 빙판 안의 모두와 공존하며 대한민국 아이스하키의 내일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  

[관련기사] ▶ 09-10 아시아리그

[빙판삼국지] 하키타운 '안양'에서 '한라'가 살아가는 법-① 

[빙판삼국지] 하키타운 '안양'에서 '한라'가 살아가는 법-② 

[사진=백종모 기자]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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