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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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달' 김선아 "악몽 시달렸지만, 좋은 반응에 신났죠"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01.28 14:48 / 기사수정 2019.01.28 14:4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치밀하고 촘촘한 전개로 흘러간 작품인 만큼 배우들도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터다. MBC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는 아동학대와 연관된 연쇄살인을 중심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특유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회를 거듭할수록 각종 사건이 시의 구절로 교집합을 이뤄 흥미를 더했다. 

김선아는 미스터리한 녹색 소녀와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주하면서 어린 시절 끔찍한 비밀을 알게 된 차우경 역을 맡아 열연했다. “너무 어렵고 고된 작업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어요. 초반에 교통사고나 힘든 장면이 너무 많아 몸살에 시달리고 정신적으로 악몽에 시달렸어요. 개장수, 살인자, 아이를 때리거나 혐오감이 드는 사람 등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왔잖아요. 나도 사람인지라 눈도 마주치기 싫을 때가 많았어요. 그런 감정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너무 버거웠고 감당하기 쉽지 않았죠. 쉽지 않은 경험을 많이 해서 생각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마음이 짠했어요.” 

붉은 울음의 정체를 끝까지 알 수 없게 만들어 추리하는 재미가 있었다. 일부 시청자는 차우경이 다중인격의 소유자이고 붉은 울음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도 했다. 

“저도 계속 의심하고 너무 재밌었어요. 하하. 저는 붉은 울음이 아닌 걸 아는데 중간에는 저 역시 헷갈리는 거예요. 맞을까 아닐까 할 때가 있었어요. 도현정 작가님의 장점인데, 찾아가는 재미가 있던 것 같아요. 동숙(김여진)이 ‘선생님 붉은 울음 아니에요? 하는 장면이 있거든요. 날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회식 끝나고 ‘맞죠?’라길래 ‘저요? 몰라요’ 했어요. 너무 이상하다는데 제 입장에서는 동숙이 이상한데요.(웃음) 사람들에게 의심받을 수밖에 없던 것 같아요.” 

김선아는 하루아침에 사건의 중심에 얽힌 인물을 긴장감 있게 따라갔다. 어린 시절 잊고 싶은 기억을 가진 차우경의 복합적인 감정을 소화했다. 차분하고 담담한듯했지만, 진실을 안 뒤 혼란스러워하고 울분을 토하는데, 이런 변화를 이질감 없이 연기했다. 

“제일 처음에 생각한 게 차우경은 마음이 다 성장하지는 못한 어른 아이라는 느낌이 굉장히 강했거든요. 어딘가에서 성장이 멈춘 것 같은 거예요. 엄마에게 뺨을 맞고 잘못했다고 하는 것도 습관적으로 배어 있어서 튀어나온 거고요. 나중에 우경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어요. 그러면서 용서까지 가는 건데 잘 모르겠어요. 마음까지 한 건 아니지 않을까. 시멘트를 파는데 화도 났고 여전히 그 신(차우경이 벽난로에서 동생 세경의 시신을 찾는 장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도 나도 미쳐버릴 것 같더라고요.” 

시청률은 4~5%대로 다소 낮았지만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다. 온라인상에서 실시간으로 반응도 뜨거웠다. 이에 현장 분위기도 좋았단다. 

“수영(남규리), 지헌(이이경) 등이 톡방에서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다들 추리를 한다며 탐정들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스태프들도 톡방을 켜놓고 같이 본다더라고요. 어떻게 이렇게 빨리 치는지 대단했고 너무 재밌었어요. 좋은 반응이 많아 현장에서 너무 신났죠. 도현정 작가님의 ‘마을’을 되게 좋아했거든요. 도현정 작가님의 작품을 하고 싶어서 ‘붉은 달 푸른 해’를 제안받을 때 너무 행복하고 기뻤어요. 죽여주는 대본이었던 것 같아요.” 

‘한 번 정해진 사람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그게 잘 안 된다. 성장하고 다시 만나도 그건 변하지 않더라’ 같은 대사나 등장인물의 행동을 통해 아동학대의 어두운 면을 담아냈다. '살아있음의 기회, 가능성'에 분노한 붉은 울음의 ‘이유 있는’ 살인을 통해 아동 학대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했다. 

“실제 사건들인건지 궁금했는데 그건 너무 참혹하고 심해서 제대로 가져다가 쓸 수 없대요. 어느 정도의 것들만 보여준 거죠. 아동과 부모 사이에 학대가 이뤄지는 거라 감춰지고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도 굉장히 많고 드러나도 너무 참혹해서 뉴스에도 잘 나오지 않는대요. 처음에는 충격받은 것 같아요.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 했는데 입을 담을 수 없는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세상에, 참 뭐라고 해야 할지,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이 많구나 했어요. 나중에 붉은 울음을 응원하는 사람도 나오잖아요. 그 사람이 안 잡혔으면 좋겠다더라고요. 이 사람이 벌을 받아야 마땅한 건데 살인자를 응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여줬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굳피플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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