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22 02:21 / 기사수정 2009.10.22 02:21
1차전 승리로 비겨도 4강 진출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움 살랄은 후반전 초반부터 성의없는 플레이를 일관해 부딪히기만 하면 쓰러져 엄살을 부리고 경기를 지연시키는 행위를 벌였다.
경기 내내 드러눕다시피 한 움 살랄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사방을 펄펄 뛰어다녔다. 경기가 끝난 직후, 제라드 질리 움 살랄 감독은 홈팀 기자들을 향해 "침대 축구도 하나의 전술"이라는 '명언'을 남기며 수준 낮은 축구를 구사함을 너무나도 '뻔뻔하게' 드러냈다.
3주의 시간이 흘러 4강전이 열린 21일 밤, 이번에는 포항 스틸러스가 홈인 포항 스틸야드에서 움 살랄을 만났다. '정정당당한 승부를 벌이겠다'던 경기 전 다짐이 있기는 하지만 움 살랄은 이번에도 '침대 축구'를 구사했다. 경기에서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들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려고 몸싸움만 벌어지면 쉽게 쓰러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골키퍼의 엄살도 그랬고, 포항 선수의 경고를 유도하기 위한 미드필더의 오버액션도 너무하다시피 했다.
여기에다 이번에는 비매너로 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쓸데없는 상황에서 포항 선수를 몸으로 치며 위압감을 조성하기까지 했다. 최전방 공격수 다비는 후반 막판, 포항 골키퍼 신화용을 쓰러뜨리고는 '왜 안 일어나냐'는 투로 화난 표정을 지으며 화풀이를 해댔다.
지고 있는 팀이 최선을 다해 끝까지 따라가지는 못할망정 '비정상적인 플레이'로 아시아 최고의 클럽 대회 권위를 떨어뜨리려 했던 움 살랄이었다.
하지만, 포항은 달랐다. '스틸러스 웨이'를 표방하는 팀답게 세밀한 패스플레이에 의한 공격 축구로 쉴새없이 상대 수비를 몰아붙였고, 활발한 최전방 공격을 앞세워 수차례 골문을 두드렸다. 탄탄한 중원 장악을 바탕으로 좌우 측면을 활발하게 활용한 파리아스 감독의 작전 주문은 맞아떨어졌고, 포백 수비진 역시 상대 공격수인 마그노, 다비를 철저하게 마크하면서 이렇다 할 슈팅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포항은 정확한 크로스에 의한 헤딩골을 두 개나 성공시키며 2-0 완승을 하고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적절한 득점에 무실점까지 포항으로서는 움 살랄을 상대로 '최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며 보기 좋게 깼다. 그것도 경기 끝까지 득점을 이끌어내기 위한 정정당당한 플레이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며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아직 2차전이 남았고, 그 경기가 카타르 원정으로 치러지기는 한다. 그러나 화끈한 공격 축구로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어 '침대 축구' 구사의 가능성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는 포항의 각오는 변함이 없는 듯하다.
'스틸러스 웨이', '파리아스 매직' 등 포항 특유의 축구가 중동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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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골 1도움의 김재성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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