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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비밀과 거짓말' 오승아 "첫 악역, 매 순간 고민했어요"

기사입력 2019.01.17 15:06 / 기사수정 2019.01.17 15:0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오승아에게 MBC 일일드라마 ‘비밀과 거짓말’은 특별한 작품이다. 거의 7개월가량을 신화경으로 살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덕분에 ‘배우 오승아’를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남겼다.

“미팅을 지난 1월에 했으니 제게는 1년을 채운 작품이에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해 특별해요. 중간에 결방이 많다 보니 한 작품을 이렇게 오래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초반에는 화경이라는 캐릭터를 잡아가는데 공을 들였어요. 대본이 5회에서 10회까지 나왔을 때 감독님과 10번 이상 만나고 캐릭터를 분석했죠. 많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작품에 들어갔어요. 많은 걸 깨달은 시간이었죠.” 

오승아가 맡은 주인공 신화경은 야망의 화신이다. 마성그룹 오회장의 가짜 손녀로, 비밀을 지키기 위해, 또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온갖 거짓말과 편법으로 산다. 우정(서해원 분)과 주원(김혜선)에게 비밀을 들킨 뒤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모든 인물을 벼랑 아래로 밀어버리려 했다. 점점 욕망의 노예가 돼가는 악녀 역할을 실감 나게 소화했다. 

“이런 악행을 저지르는 게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잖아요. 그래서 이전의 스토리를 계속 생각해보려고 했어요. 화경은 초반에 (친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생활하고, 가짜 화경이라는 걸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살았잖아요. 이를 바탕으로 화경이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으려 했죠. 그래야 나중에 보여주는 악행에 타당성이 있으니까. 말도 안 되는 악행이지만 앞에 상황을 베이스로 이해하려고 했어요. 그럼에도 할아버지가 쓰러졌는데 약을 버리는 연기는 힘들긴 했어요. 20년 가까이 할아버지였던 분에게 그렇게 하기 힘들었는데 그래도 연기를 해야 하니 최악의 마음을 먹으려 노력했죠.” 

남을 미워하고 원망했다.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여기고 자신의 욕망을 저지하려는 친구와 가족에게도 몹쓸 짓을 했다. 야망으로 똘똘 뭉친 악역이다 보니 많은 에너지가 소요됐을 터다. 

“원래 성격은 털털해요. 멤버(레인보우) 생활을 오래 하면 서로 배려하는데 익숙해지기도 하고요. 그런데 드라마에서 갑자기 나밖에 모르고, 비밀을 들키면 안 되고, 모든 사람이 나의 적이 돼야 해 처음에는 적응이 쉽지는 않았어요. 안 좋은 생각을 계속해야 해 후반부로 갈수록 힘들긴 했죠. 그만큼 모든 걸 대본 안에서 찾으려 노력했어요. 전에 있던 스토리를 생각하면서 이럴 수밖에 없는 애라고 세뇌하고 연기했죠.” 

마지막회에서 화경은 도빈(김경남)과 우정 앞에서 방송 인터뷰에 임했다. 살인 미수, 사문서위조 혐의 등을 인정하며 경찰서에 자수하러 가는 듯했지만, 화경이 향한 곳은 바다였다. 재빈(이중문)이 달려왔지만 화경은 파도가 거센 바다에 몸을 담갔다. 재빈을 향해 미소를 짓는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사실은 화경이 죽고 재빈 오빠가 오열하는 게 엔딩이긴 한데 열린 결말이 됐더라고요. 다들 제게 결말이 어떻게 된 거냐고 묻는데 그 다음 신을 촬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몰라요.(웃음) 화경이는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해요. 죽으려는 마음을 먹고 모든 걸 내려놓고 고백도 했어요. 소박하고 착한 삶을 살 수 없는 인물이어서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며 웃는 모습 때문에 많은 분들이 열린 결말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엄마도 저보고 화경이 죽은 거냐고,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죠.” (웃음)
 
제작발표회에서 “악역이 긴장되고 무섭고 두려웠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가 시작된 뒤에도 매순간 긴장됐단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악역을 연기해냈다.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는 등 첫 악역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줬다. 

“매순간 긴장 됐어요. 이렇게 행동할 수 있구나, 매순간 화경이로서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까 매순간 고민했어요. 122회동안 쉬운 신들이 없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쉽지 않은 캐릭터여서 고뇌를 많이 했어요. 선배님에게 많은 자문도 받고요. 연기할 때 너무 상황에 급급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해요. 다시 악역을 한다면 좀 더 악역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녹여 대중이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악역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역할에 아픔과 힘듦, 슬픔을 잘 녹여내면 훌륭한 배우가 되지 않을까 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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