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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붉은달 푸른해' 아동학대는 모두의 책임…끝까지 먹먹했다

기사입력 2019.01.17 08:22 / 기사수정 2019.01.17 08:2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붉은 달 푸른 해’가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연출, 배우들의 열연을 녹여내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했다. 

16일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가 종영했다. 차우경(김선아 분)이 허문 벽난로에는 어린 차세경 시신이 있었다. 차우경은 모든 진실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허진옥은 끝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는 허진옥(나영희)을 죽이려 했다. 하지만 동생이자 녹색 소녀의 환영이 이를 막았고 대신 경찰에 신고했다. 

차우경은 허진옥을 심판하겠다며 붉은 울음을 불렀다. 강지헌(이이경)의 예상대로 붉은 울음은 윤태주(주석태)였다. 차우경은 "누군가에게 종말을 고하기에는 내가 지은 죄가 너무 많다. 내가 결백하지 않은데 내가 누굴 심판해"라고 했다. 이때 강지헌과 전수영(남규리)가 나타나 윤태주를 체포했다. 윤태주는 그동안 이은호(차학연)와 함께 아동학대 가해자들을 살해했다는 사실을 자백했다. 

시작점이 기발했다. ‘보리밭에 달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 밤새 울었다’라는 구절을 담은 서정주의 시 ‘문둥이’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엮어나갔다. 말미에는 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변주한, 드라마의 제목이기도 한 ‘붉은 달 푸른 해’로 마무리해 여운을 남겼다. 

시종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특유의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이상 행동을 보이는 상담 아동, 녹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의 환영, 교통사고, 연쇄살인 등 범상치 않은 소재를 담았다. 영화 같은 영상미, 배경 음악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첫 회는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대사와 사건을 교차해 난해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각종 사건이 시의 구절로 교집합을 이루며 흡인력을 높였다. 일련의 사건이 단순한 살인이나 사고가 아닌 아동학대와 연관된 연쇄살인임을 암시했다.

붉은 울음의 정체를 끝까지 알 수 없게 만들어 퍼즐을 짜 맞히듯 추리하는 재미를 줬다. 무겁고 어두운 장르의 특성상 조금이라도 전개가 처지면 지루해질 우려가 있었는데 기우였다. 끝까지 힘을 잃지 않았다. 촘촘하면서도 긴장을 유발하는 전개를 계속 이어갔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관심이 필요한 아동학대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무게감있게 담았다. ‘한 번 정해진 사람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그게 잘 안 된다. 성장하고 다시 만나도 그건 변하지 않더라’ 같은 대사나 등장 인물들의 행동을 통해 아동학대의 어두운 면을 담아냈다. 권선징악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먹먹함과 여운을 줬다. 세경을 죽인 계모(나영희)는 벌을 받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새 삶을 시작했다. 미비한 법과 제도, 감시 기능을 에둘러 비판했다. 살인자이지만 나름의 정의를 추구한 붉은 울음은 체포됐다. '살아있음의 기회, 가능성'에 분노한 붉은 울음의 ‘이유있는’ 살인을 통해 아동 학대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했다.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높지 않았지만, 웰메이드 드라마로 남았다.

김선아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어울리는 섬세한 연기로 긴장감을 배가했다. 하루아침에 사건의 중심에 얽힌 인물을 긴장감 있게 따라갔다. 어린 시절 잊고 싶은 기억을 가진 차우경인 만큼 복합적인 감정을 보였다. 차분하고 담담한듯했지만, 진실을 안 뒤 혼란스러워하고 울분을 토하는데, 이런 변화를 이질감 없이 연기했다.

최근 코믹하거나 밝은 이미지로 인상을 남긴 이이경은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사건을 파헤치는 진지한 형사이자 주연 배우로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차우경과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이자 경찰로서 고뇌를 겪는 강지헌에 무리 없이 녹아들었다. 차학연(빅스 엔) 역시 초반에는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이후에는 과거 아동학대를 겪어 불우한 피해자를 몰입도 있게 소화했다.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사건의 당사자로 나온 조연, 아역 배우들의 호연도 완성도에 한몫했다. 개장수 아저씨 백현진을 비롯해 김여진, 주석태 등이 강렬한 연기로 존재감을 발산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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