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가 관객들을 웃고 울게 만든 명대사를 공개했다.
▲ "아부지, 근데 나 이제 김순희 아니고 가네야마래요. 나는 김순희 좋은데"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먼저 판수가 감옥소에 간 사이 태어나 이제 일곱 살이 된 딸 순희(박예나 분)는 감옥소에 들락날락 거리는 아버지 통에 오빠에게 꼭 붙어 다니는데 익숙하다.
하지만 그런 아빠도 좋아하고, 호떡을 잘 사주는 정환도 좋아하는 순수함을 지녔다. '말모이'가 뭔지도 왜 우리말을 지켜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나 이제 김순희 아니고 가네야마래요. 나는 김순희 좋은데"라고 말하는 순희를 통해 가슴 아픈 일제강점기의 시대상을 고스란히 전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더욱 먹먹하게 만들었다.
▲ "내가 그 베개가 없으면 잠을 못 자요"
아들 덕진(조현도)의 밀린 월사금을 갚기 위해 춘삼(이성욱), 봉두(조현철)와 함께 역사 안 사람들의 가방을 훔치려고 계획하는 판수.
언뜻 봐도 세련돼 보이는 양복 차림으로 고급 가방을 들고 있는 정환을 보고 기회다 싶어 가방을 훔쳐 달아난다. 정환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발작 연기를 시작하는 봉두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가방을 안고 달려가는 판수, 그를 발견하게 된 정환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질주는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내 판수를 덮친 정환은 가방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가방은 이미 춘삼의 가짜 보따리와 바뀌고 난 후, 보따리를 빼앗아 베개임을 확인한 정환에게 "내가 그 베개가 없으면 잠을 못 자요 통!"이라고 말하는 판수의 뻔뻔한 모습은 큰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영화 후반부 정환이 경찰들에게 쫓기는 장면에서 이 대사가 다시 한 번 사용되며 관객들에게 잔잔한 웃음은 물론 가슴 뭉클함까지 전한다.
▲ "'후려치다'는 위에서 아래로, 말로 해서 될 놈이면은 후우려치지도 않았지"
조선어학회의 큰 어른 조갑윤(김홍파)이 조선어학회 회원들에게 심부름꾼으로 감옥소에서 생명의 은인이 돼줬던 판수를 소개하지만 정환은 소매치기에 전과도 여러 번인 판수가 못마땅하다.
하지만 맛깔나는 판수의 말솜씨에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모두 빠져들게 되고, 그를 조선어학회 회원으로 받아들인다.
특히 우리말을 모으며 궁금했던 단어들의 차이를 물어보는 자영(김선영)에게 "후려치다는 위에서 아래로, 휘갈기다는 요게 이렇게"라며 '후려치다'와 '휘갈기다'의 차이를 온몸을 사용해 행동으로 정확하게 표현해냈고 "그걸 말로 한 번 풀어보세요"라는 자영의 말에 "말로 해서 될 놈이면은 후우려치지도 않았지!"라는 대사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 "한 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 네놈의 한 발자국이 더 낫지 않겠어?"
아들의 월사금을 갚기 위해 조선어학회 심부름꾼으로 취직, 돈도 안 되는 말을 왜 목숨 걸고 모으나 했으나 사십 평생 처음으로 '가나다라'를 배우게 된 판수는 조선어학회 동지들을 도와 우리말 사전을 만드는 데 힘쓴다.
사투리 수집에 난항을 겪고 있는 조선회학회 회원들 앞에 판수는 감옥소 동기들을 데리고 황야를 걸어오는 총잡이처럼 위풍당당하게 나타난다.
그는 "한 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 네놈의 한 발자국이 더 낫지 않겠어"라는 대사로 조선어학회 회원들, 나이와 성별, 지식 유무를 떠나 조선인이기에 '말모이'에 마음을 모았던 이들의 진심을 전하며 관객들에게 가슴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말모이'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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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