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래퍼 블랙넛이 키디비를 모욕한 혐의로 1심 선고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형사5단독(부장 김현덕) 심리로 래퍼 블랙넛(본명 김대웅)에 대한 선고 공판이 진행됐다.
블랙넛은 2017년 자신이 만든곡에 래퍼 키디비(본명 김보미)를 성적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블랙넛은 저스트뮤직 컴필레이션 앨범 '우리 효과'의 수록곡 'Too Real'에서 키디비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가사를 적었으며 이에 불편함을 느낀 키디비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키디비는 블랙넛에 대해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모욕죄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나 서울 방배경찰서는 블랙넛에게 모욕죄만을 적용했다. 지난해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블랙넛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이날 블랫넛은 변호인과 함께 재판에 참석했다. 지난 공판에서 일련의 소동을 벌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교적 차분한 모습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고소한 부분에서 예명을 명시적으로 적시하고 있으며 성적 비하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로 구성되어 있어 성적으로 비하하다고 보는 것이 문헌적으로 부합한다"며 "앞서 발매된 '인디고 차일드'에서 키디비를 언급한 뒤 다시 '물론 이번엔 키디비 아냐'라는 표현을 의식하고 작성한 것으로 보아 경멸적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성적 표현이 반복돼 피해자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언니'라는 표현과 '김치녀'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연상케하는 빨간 국물을 흘린 것, 피해자의 SNS 주소를 해시태그 한 점을 고려하면 이 역시 피해자를 경멸하는 행위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화 함께 "피고인은 '솔직하지 못한 다른 래퍼들을 공격하고 솔직한 자신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다'라고 주장했지만 특정 인물의 이름을 지칭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고 두 사람은 친분도 없다. 또한 힙합이라는 장르를 감안하더라도 표현이 저속하고 이를 들은 사람들이 SNS에 피해자에 대한 모욕적인 글을 게시해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어 "학문과 예술의 자유는 헌법 상 국민의 권리로 두텁게 보호되어야 하나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범위까지 보호할 수 는 없다"며 "아무런 친분이 없는 피해자를 끌어들였고, 표현 방식과 내용이 저급한 점,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 점, 공공의 이익과는 무관한 점을 고려하면 힙합이라는 장르의 특수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모욕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고려한 재판부는 "피고인의 예술·표현의 자유가 중요한만큼 피해자의 인격권도 보호받아야 한다"며 "특히 피해자가 고소를 한 이후에도 피고인이 집요하게 피해자를 조롱하며 추가피해를 가했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는 모습이나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추가로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선고를 마친 블랙넛은 변호인과 함께 즉시 재판장을 빠져나갔다. 블랙넛의 변호인 측은 "판결서 내용에 대한 이유와 법리 등을 상세하게 검토한 다음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블랙넛은 재판장을 빠져나가며 재판에 대한 특별한 언급 없이 "앞으로 힙함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심경을 전했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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