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16 12:32 / 기사수정 2009.10.16 12:32
[엑스포츠뉴스/인천 UTD 기자단=이상민] '미추홀의 고릴라! 모든 것을 삼켜버려 박재현!!'
박재현이 좋은 찬스를 만들었을 때 인천의 서포터스가 목청 높여 부르는 노래이다. 시원시원한 돌파로 인천의 공격력에 대한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는 남자. 90분 동안 멈추지 않는 엄청난 체력을 자랑하는 남자. 고릴라를 떠올리는 강한 이미지의 얼굴에서 나오는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환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던 남자 인천 유나이티드 해결사 박재현. 그동안 경기장에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박재현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짧은 머리가 좋아요
박재현은 요즘에 남자다운 모습이 부각되는 짧은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머리를 다듬고 왔냐고 질문 했더니 " 안 그래도 미용실 갈 때가 되었었는데, 오늘 인터뷰가 있고 해서 어제 미용실에 다녀왔죠. 어렸을 때는 염색도 하고 길러보고 했었는데, 어휴 이젠 그냥 짧은 게 편해요. 시원해보이잖아요. " 라고 해맑게 웃으며 답한다.
내 고향 인천
인상이 참 강하게 생긴(?) 박재현. 그의 얼굴과 매치가 되지 않는 특유의 재미난 목소리로 대화를 시작하자 역시 노련하다고 할까? 술술 답한다. 팀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그가 하는 말. " 인천에서 태어난 제가 지금 이렇게 고향 팀 인천에서 성공적인 프로생활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워요. I LOVE INCHEON! "
일찍 꿈나라로 떠나고 싶어요
" 저는 이상하게 꼭 자정이 넘어서야 잠이 와요. 반면에, 부모님이나 아내는 시간에 전혀 상관없이 너무나 편하게 잠드는데. 너무 부러워요. 잠이 안 올 때는 주로 컴퓨터를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며 잠이 올 때까지 시간을 보내요. "
술. 담배는 절대 NO! NO! NO!
사회생활을 하는 남자라면 술, 담배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운동선수에게 술과 담배는 체력적인 면에서 큰 타격을 미치는데, 혹시나 해서 박재현에게 술과 담배에 관해 묻자, 정색하며 말한다. " 술이랑 담배는 진짜 마약이에요. 저는 몸에 해가 되는 행위는 절대 안합니다. "
고릴라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
별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그가 웃으며 말을 한다. " 제 별명이 적토마와 고릴라 이렇게 두 개가 있잖아요. 저는 정말 두 개의 별명 모두 너무 맘에 들어요. 그런데 저희 어머니는 고릴라라는 별명을 너무~ 싫어하세요. 전에는 한 팬 분이 저한테 고릴라 인형을 선물해주셨어요. 집에 가서 제 방에 가져다놨는데, 다음날 보니까 없어진 거예요. 알고 보니 어머니가 저 몰래 치우셨더군요. 그 정도로 어머니께서 고릴라라는 별명을 싫어하세요"
체력의 비결은 다름 아닌 '요가'
멈출 줄 모르는 그의 체력에 대해 말을 나누는데 갑자기 그가 깜짝 발언을 한다. 그의 엄청난 체력의 비법은 정말 의외였다. 바로 '요가'였던 것이다.
"사실, 6개월 동안 요가학원에 다녔어요. 수많은 아주머니 속에서 남자는 저 혼자였어요. 남들은 창피하다 뭐다 해서 절대 못한다고 하는데, 저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기 때문에 더 꿋꿋이 했어요. 강사선생님이 '박재현 선수. 똑바로 안 합니까?'는 등 장난을 많이 치셨죠. 확실히 효과가 있긴 있는 것 같아요. 체력도 더 강해진 것 같고, 몸도 더 좋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
몸싸움? 절대 밀리지 않아
인천의 왼쪽윙을 책임지고 있는 당당한 주전 박재현. 그의 최대 장점은 엄청난 파워를 이용해서 저돌적인 돌파로 상대 수비를 휘젓는 것이지 않는가? 공을 잡으면 몸부터 들이대고 성난 황소처럼 뛰어다니는 박재현. 도대체 그런 자신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물었다.
" 저돌적인 돌파는 저의 최대 장점인데 열심히 해야죠. 정말 재밌어요. 상대 수비가 누가 되었든 간에 절대 밀리지 않을 자신 있어요."
부상 회복 후 더 좋은 모습 기대하세요
지난 7월 12일. 서울과의 리그 원정경기 이후 그라운드에서 달리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박재현은 지난 7월 중순에 평소 좋지 않았던 허리 수술을 했다. 축구 인생을 오랫동안 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박재현은 더 낳아진 모습으로 팬들에게 나서기 위해 열심히 재활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앞으로 더 발전된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팬들과 자주 마주하는 일이 비교적 적은 축구선수들은 일반 언론이나 사진 등을 통해 부각되는 모습으로 이미지가 굳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박재현 선수는 주로 이를 악물고 뛰어다니는 모습이 많기 때문에 강하고 저돌적인 이미지로 일반 팬들에게는 기억되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박재현선수는 그런 이미지와는 달리 굉장히 마음씨가 따뜻하고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철저한 자기관리 능력을 지닌 남자,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겸손한 남자, 더욱더 밝은 내일을 향해 끝없이 노력할 줄 아는 그런 멋진 남자 박재현이었다.
[글-사진] 이상민 UTD기자 ( power1360@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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