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더 이스트라이트 사건'이 새국면을 맞았다. 김창환 회장과 이석철·승현 형제가 각각 기자회견과 보도자료를 통해 서로다른 주장을 펼치며 진실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미디어 라인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측은 26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석철·이승현 형제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회장과 이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폭행 사실을 미리 알고 있지 않았으며 묵인·방조한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이석철·승현 형제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미디어라인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양측 모두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전후 사정과 조치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또한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쟁점이 대두됐다. 미디어라인 측의 기자회견과 이석철·승현 형제의 반박을 통해 제기된 핵심 쟁점들을 정리해봤다.
▲ 체벌vs폭행, 극명한 온도차
양 측 모두 문영일 PD가 이석철·이승현 형제에게 물리적으로 상처를 입혔다는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정현 대표 역시 "아무리 정당한 체벌이라도 아이들에게 가혹행위가 이뤄진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주목해야할 부분은 미디어라인 측이 '체벌'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이석철·이승현 형제는 "연습생이던 2015년부터 지난 4년간 문영일 PD로부터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왔고 부모에게 알리면 죽이겠다고 협박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창환 회장 측은 "문영일PD는 멤버들의 연습생 시절부터 전담 선생님의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멤버들은 문영일 PD와 자신들이 약속한 사항을 지키지 못했을 때나 잘못을 했을 때, 당연히 체벌을 받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체벌 후 부모들에게 상처를 치료해주라고 연락한 적도 있고, 문제를 많이 일으킨 이승현의 아버지와는 수시로 연락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문영일 PD가 가한 물리적 위해에 대해 이석철·이승현 형제는 폭행이라고 표현한 반면 김창환 회장 측은 '체벌'이라는 표현을 통해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석철 형제 측은 김창환 회장의 체벌이라는 표현에 대해 "학교에서도 체벌이 없어진지 오래다"라며 "명백한 폭행을 체벌이라고 말만 바꾼다고 폭행 사실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2017년 6월 13일, 엇갈리는 양측의 타임라인
이석철·승현 형제의 아버지가 서울을 방문했다가 이승현의 상처를 발견했다는 2017년 6월 13일의 타임라인에 대해서도 양측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앞서 이석철 측은 "2017년 6월 13일 아버지가 서울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승현의 상처를 보게됐다"며 "이승현에게 심한 상처가 발생했음에도 회사에서 방치햇음을 알고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에게 항의했다. 이를 통해 재발 방지 및 문영일 PD를 물러나게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창환 회장 측은 "그날 이승현이 방송 스케줄을 펑크내고 문제를 일으키자 이석철의 연락을 받은 아버지가 급하게 상경했다"며 "상경하면서 전화로 문영일 PD와 이승현의 체벌에 대해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이에 대한 증거물로 회사직원의 셀프카메라 영상에 녹음된 통화를 제시했다. 또한 회사 직원의 증언까지 공개하며 이석철의 부모가 체벌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정현 회장은 이석철 부친의 추가 폭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회장은 전 멤버 이은성과 정사강의 증언을 근거로 들었다. 두 멤버는 "이석철이 다음날 스케줄 가는 차량안에서 '아버지에게 골프채로 죽도록 맞았다'라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석철 형제 측은 이같은 타임라인에 반박했다. 이석철 측 변호사는 "이승현은 축구를 했다는 이유로 감금·폭행을 당했고, 이로 상처가 나서 참석을 못한 것이다.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아버지가 상경한 것 역시 휴가를 내고 서울로 애들을 만나러 갔다가 폭행 당한 것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라며 "이 때 문영일 PD가 처음으로 폭행한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그말을 믿고 우리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부친의 추가 체벌 의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석철 측 변호사는 "아버지는 이석철·승현 형제를 어릴 때 부터 현재까지 단 한번도 때린 적이 없다. 이날도 집에서 이승현을 치료했다"며 "아버지는 골프를 치지도 않고 집이나 숙소에 골프채가 있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이석철 측 변호사는 미디어라인의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정당한 공격과 방어의 범위를 벗어난 허위 사실 유포"라며 별도로 법적인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 "알고도 안막았다" vs "철저한 재발 방지"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바로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같은 회사 측 사람들이 이석철·승현 형제를 비롯한 멤버들의 폭행 사실을 알고도 묵인·방조한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석철 측은 "2017년 6월 13일 이후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에게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라며 "이승현이 퇴출된 후에는 김창환 회장을 비롯한 회사도 문영일 PD의 폭행을 교사 내지 방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미디어라인 측은 다른 입장을 전했다. 이정현 대표는 "문영일 PD의 체벌 행위를 알게 된 후, 문영일 PD를 질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차례 교육했다"며 "회사는 문영일 PD의 폭행을 전혀 교사·방조하지 않았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는 폭행 사실을 몰랐냐'는 질문에도 "전혀 몰랐다"라고 단호하게 답변을 내놓았다.
또한, 2017년 8월 20일 이석철의 아버지가 문영일 PD의 해임을 요청하자 이정현 대표가 문영일 PD를 불러 교육을 했고, 문영일 PD가 스스로 자숙기간을 요청, 1주일간의 자숙기간을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이와 같은 상황이라 문영일 PD의 추후 어떤 체벌이나 가혹행위도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석철 형제 측은 "이승현이 폭행 당한 사실을 부모에게 말한 것에 대해 문영일 PD가 보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1시간 가량 보복폭행을 가했고, 이승현이 이를 녹음했다"며 "이와 같이 재발 방지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아버지가 이정현 대표에게 해임 요청을 보낸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문영일 PD는 두 형제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가했다"라고 전했다.
이밖에도 이석철·승현 형제와 미디어라인 측은 대부분의 사안에 대해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여주며 앞으로 치열한 갈등 상황을 예고했다. 더욱이 전 멤버 정사강과 이은성의 발언이 더해지며 사건의 진실을 찾기는 더 여려워지는 모양새다. 과연 진실을 말하고 있는 쪽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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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