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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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③] 김소현 "데뷔 17주년, 순수한 열정 잃지 않을래요"

기사입력 2018.12.05 14:16 / 기사수정 2018.12.05 15:0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김소현은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소녀 시절부터 프란츠 요제프 황제와의 결혼, 대공비 소피와의 갈등, 아들에 대한 아픔, 자유를 향한 갈망까지 엘리자벳의 일대기를 몰입도 높은 연기로 소화한다. 매회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이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라며 털어놓았다. 

“장면마다 나이대가 다르고 표현하는 것도 달라요. 여배우로서 만나기 힘든 웰메이드 캐릭터죠. 줄거리만 보면 이기적인 여자일 수 있고 관객에게 공감을 주기 어려울 수 있어 큰 숙제였어요. 남편을 등지고 아이를 매몰차게 보내고 미모만 가꾸고 정신병을 앓으면서 환영처럼 죽음을 보는 캐릭터인데, 커튼콜에서 박수받을 때까지도 너무 표현하기 어려워요. ‘명성황후’나 ‘마리 앙투아네트’는 외부에서 자극을 줘 안쓰럽게 표현되지만 ‘엘리자벳’은 자극이 없고 자기 내면의 싸움을 표현하잖아요. 감정의 결을 차곡차곡 쌓지 않으면 안 돼 굉장히 어렵죠.” 

김소현이 1막 엔딩곡 ‘나는 나만의 것’을 부르는 모습은 이 작품의 백미 중 하나다. 자유와 사랑을 갈망하는 엘리자벳이 왕실 생활로 응축된 갈등을 폭발적인 고음으로 터뜨리는 넘버다. 김소현은 실제 엘리자벳의 초상화에 등장하는 드레스를 입고 고혹적인 아름다움과 감정을 발산한다.

“‘나는 나만의 것’은 잘하기가 어려운 노래인 것 같아요. ‘다 이뤘다’ 하면 그다음 내용이 올 필요 없잖아요. 그래서 미완성의 노래에요. 그런데 공연에서는 완성의 넘버로 불러야 해요. 아직은 희망이 가득하지 절망하고 처절한 건 아니거든요. 그런데 관객이 원하는 건 처절한 느낌이 강해서 (스스로) 싸우게 되는 노래에요. 워낙 유명한 노래여서 기대감이 하늘을 찌르기 때문에 배우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넘버인데 극복해야 하죠.

‘나는 나만의 것’을 달리면서 하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다른 나라는 앉아있거나 잠깐 달리거든요. 우리나라는 특히 이번 시즌에는 한 번 더 뛰어요. 더 극적인 걸 표현하는데 정말 힘들거든요 하하. (옥)주현, (신)영숙 씨는 키가 커서 성큼 걷는데 전 다다닥 걸어야 해서 엄청 힘들어요. 힘들긴 한데 그만큼 카타르시스가 더 느껴지고 박수도 더 쳐주는 것 같아요.”

카타르시스의 경험이야말로 오랜 시간 무대에 오르게 해준 원동력일 터다. 2001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데뷔한 김소현은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엘리자벳’, ‘팬텀’, ‘삼총사’, ‘마리 앙투아네트’, ‘모차르트’, ‘위키드’, ‘명성황후’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그는 “무대에 서는 게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너무 좋은 작품에 운이 좋게 출연했어요. 뮤지컬이 대중에게 사랑받기 시작한 황금기에 데뷔해 ‘오페라의 유령’부터 너무 좋은 역할을 많이 했어요. 후배들에게 미안할 때도 있죠. 실제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언니가 오래 활동하고 좋은 역할을 많이 해서 우리도 희망이 있다’ 얘기해줘 고맙더라고요. 최선을 다해 컨디션을 유지하고 좋은 역할이 주어지면 무대가 크든 작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전혀 시도해보지 않은 ‘레베카’의 댄버스 역할도 맡아보고 싶어요. 다른 결의 새로운 걸 보여드리길 바라요.” 

무대의 무서움을 알기에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데뷔 18년 차 김소현은 초심을 언급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당시의 마음가짐이 희미해질 수밖에 없지만 순수한 열정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18년이든 30년이든 다 똑같을 거예요. 무대를 대하는 자세라든지 벅찬 감정, 준비하는 태도는 어느 무대에서든 어느 나이대든 다 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연차가 지날수록 무대가 무서워져요. 관객의 온도도 느껴지고 실수를 하면 얼마나 큰 데미지가 있는지도 알고 내 위치가 어떤 시선을 받는지도 알거든요. 여러 가지 경험을 한 만큼 노하우도 쌓이지만 실수한 게 어떻게 돌아오는지도 아니 무서움도 점점 커져요. 

초심을 지키는 건 되게 힘들잖아요. 처음 데뷔할 때 순수함, 열정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 순수함과 열정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고 싶어요.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퇴보한다 해도 퇴보한 만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배우가 돼야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고 그런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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