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14 09:07 / 기사수정 2009.09.14 09:07
하지만, 이 경기는 전반전의 양상으로만 지켜보면 인테르 입장에서는 상당히 힘든 경기였고, 파르마 입장에서는 나름 선방한 좋은 경기였다. 이 경기의 양상은 후반 들어 인테르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 티아구 모따와 마리오 발로텔리를 교체하면서 바뀌기 시작하였다.
전반 내내 경기가 풀리지 않자, 무리뉴 감독은 미드필더인 티아구 모따를 빼고 마리오 발로텔리를 교체하면서 공격수 하나를 추가, 4-4-2전술에서 4-3-3전술로 바꾸고 공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인테르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파르마였지만, 후반 10분. 파르마의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은 크나큰 실책을 저지르고 만다. 인테르의 공세를 역이용하고, 맞불작전을 쓰기 위해 미드필더인 다니엘레 갈로파를 빼고, 윙포워드인 다비데 란자파메를 넣고 인테르와 똑같은 4-3-3(5-2-3) 형태로 선수를 배치하고 만 것이다.
그동안 인테르의 파상 공세를 중원에서 잘 끊어내던 미드필더진이었는데, 갈로파가 빠지자 힘의 균형이 완벽히 인테르쪽으로 넘어가고 만 것이다. 게다가, 귀돌린 감독의 믿음을 받고 출전한 란자파메는 이때부터 경기 끝날 때까지 공을 몇 번 잡아보지도 못하는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보여주고 말았다.
결국, 미드필더진이 붕괴된 파르마는 곧 사무엘 에투에게 한 골을 허용하고 말았고, 한 골을 넣은 인테르는 웨슬레이 스네이데르를 빼고 레네 크린이라는 젊은 선수를 넣는 여유까지 보여주었다. 반대로 급해진 귀돌린 감독은 수비수 크리스티안 자카르도를 공격수 발레리 보지노프로 바꾸면서 4-2-4형태로 전환하며 동점골을 기대하였다.
하지만, 4-2-4전술의 최대 단점인 역습에 약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인테르의 한 번의 역습에 골을 내주면서 자멸하고 말았다.
사실, 미드필더를 빼고 공격수를 집어넣는 교체는 매우 위험한 모험수이다. 06-07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밀란과 리버풀 간의 경기. 베니테즈 감독은 1-0으로 뒤지고 있는 상태에서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를 빼고 공격수 피터 크라우치를 넣었다. 하지만, 모험 수를 쓴지 4분 만에 카카의 역습에 이은 인자기의 골로 한 골을 추가실점하며 결국 패배하고 말았던 일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약팀 입장에서는 강팀을 잡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 되기도 한다. 좋은 타이밍에 공격수를 하나 더 배치해서 한 골을 성공시키고 바로 다시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교체하여 원상복귀시키는 방법. 어떻게 보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역습에 무너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사실, 이번 경기에서는 귀돌린 감독이 이기겠다는 욕심이 너무 과했다. 세리에B에서 올라온 첫 시즌에 인테르라는 세리에A 최고의 강팀과의 원정경기에서는 사실 승점 1점이 더 소중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귀돌린 감독이 갈로파를 빼지 않고,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썼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파르마 팬들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경기였을 것이다.
[사진=파르마의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 (C) 파르마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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