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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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금 전액 기부' 이영하, 귀감이 될 과정과 결정

기사입력 2018.11.30 11:27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쉽지 않았을 과정, 그래서 이영하의 결정은 더 큰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지난 4월 30일 이영하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의 모교가 아닌 타 고교를 졸업한 브로커로부터의 승부조작 제의였다. 당시 '첫 볼넷' 제의를 받았던 이영하는 그 즉시 "전화하지 말라"고 단호히 의사 표시를 한 뒤 전화를 끊고 상대방의 번호를 차단했다.

이 브로커는 사흘 후 한 번 더 이영하에게 마수를 뻗었다. 하지만 이영하는 여전히 강경한 어조로 '신고하겠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고, 곧바로 구단에 신고했다. 구단도 곧바로 사태 파악에 나서는 동시에 KBO에 이를 알렸고, 이영하와 구단 모두 KBO의 조사에 성살히 임했다.

그리고 이 사실이 6월 세간에 알려졌고, KBO는 11월 상벌위원회에서 이영하에 대한 포상을 논의하고 KBO 규약 제152조 '유해행위의 신고 및 처리' ③항 및 ④항에 의거해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영하의 연봉 4200만원보다 큰 액수였다.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승부조작을 뿌리친 용기와 올바른 처신, 그리고 KBO가 그를 칭찬하는 첫 사례다. 이영하의 "승부조작이 일어나는 것이 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KBO에서 이렇게 해주시면서 (승부조작이) 많이 없어지지 않을까"라는 말의 문자 그대로가 이번 포상의 의미를 설명한다.

이영하에 대한 시상은 오는 12월 10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영하는 이 포상금 5000만원 전액을 불우 이웃과 모교 후배들을 위해 쓰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이영하는 "어차피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기 때문에 큰 욕심은 없었다"고 덤덤하게 말할 뿐이었다.

보람된 일로 받게 된, 그것도 자신의 연봉보다 많은 포상금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기부가 아니어도 이미 가치있는 본보기였지만 그 쉽지 않은 결정으로 이영하는 과정부터 결과를 모두 아름답게 만들었다. 개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프로야구와 프로스포츠 전반에 교훈을 주기에 더 값진 일화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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