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7-0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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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이어 내야 좌석 교체, 사직의 '변신'이 씁쓸한 이유

기사입력 2018.11.29 08:50 / 기사수정 2018.11.28 17:38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최근 사직구장은 '갈색 풍경'이다. 잔디 교체 작업을 진행하며 푸른 그라운드 대신 흙으로 덮여있다. 다음 시즌을 위한 준비 중이다.

몇 년간 사직은 변신을 거듭해왔다. 2014년에는 전광판, 2016년에는 내야 흙과 조명탑, 2018년에는 외야 관중석과 선수들이 사용하는 클럽하우스를 바꿨다. 이번에는 잔디다. 아직 시기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야 관중석도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모두 필요에 의한 공사다. 사직구장에서 뛰는 선수들과 야구를 즐기러 오는 팬들에게 불편함이 없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뒤집어보면 속사정은 씁쓸하다. 구장 개보수를 꾸준히 하는 이유는 부산 신구장 논의가 또 한번 중단되며 최소 몇 년간은 사직구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똑같은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서병수 전 시장이 개폐형 돔구장 건설 계획을 세웠으나 5월 선거에서 오거돈 시장으로 바뀌며 모든 사항이 백지화됐다. 당분간 논의가 재개될 기미도 없다.

결국 사직구장을 고쳐쓰는 수밖에 없다. 그마저도 부산시는 뒷짐을 지고 롯데가 비용을 먼저 들여 바꾸어나가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당장 개선이 필요하니 구장을 보수해오고 있다. 구단이 먼저 투자를 하고, 향후 구장 임대료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조달한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좌석 등 기본적인 시설일 경우에만 부산시에서 지원을 해주고, 라커룸 등 선수단 특화 시설은 오롯이 롯데의 몫이다.

사직구장 내야 좌석은 폭이 좁아 개선을 원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있어왔다. 이를 받아들여 롯데가 교체를 결정했지만 하지만 이마저도 제약이 있다. 롯데 관계자는 "편의를 위해 더 큰 의자로 교체해야하는데, 그러면 현재 2만 5천석에서 좌석 수가 더 줄어든다"며 "외야 좌석을 교체하며 한번 좌석 수가 줄었는데, (부산시에서) 2만 5천석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어 배치 등을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앞에는 자주 '구도(球都)'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뜨거운 야구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팬들에게는 자부심과 같은 단어다. 선거 때마다 신구장 관련 공약이 등장하는 점 역시 이런 민심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선거철만 지나면 없던 일이 된다. 현재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직구장 시설 개선에서조차 부산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해를 거듭하며 바뀌는 사직구장의 모습이 마냥 기쁘지 않은 이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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