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11 10:15 / 기사수정 2009.09.11 10:15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월드컵 예선을 비롯한 이번 A매치 주간은 매우 충격적인 일들이 많았다. 알바니아와 덴마크의 무승부를 시작으로 아르메니아가 벨기에를 잡았고, 그리스는 몰도바에 비겼다. 도메네크 감독의 프랑스는 세르비아를 꺾지 못했으며 카펠로의 잉글랜드는 또 한번 크로아티아를 대파하며 월드컵 우승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파라과이에 연패하며 월드컵 진출이 매우 불투명해졌고, 케이로즈 감독의 포르투갈도 헝가리에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여전히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라면 우리는 2010년 남아공에서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들 중 하나인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A매치를 뒤로하고 이제 선수들은 다시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와 팬들을 위해 또다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EPL 5R에는 매우 흥미로운 경기가 성사되었는데 바로 이번 시즌 화끈하게 주가를 올리고 있는 토트넘과 맨유의 대결, 맨 시티와 아스널의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빅4'를 노리는 자와 '빅4'를 지키려는 자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맨체스터 시티 vs 아스널(12일 밤 11시,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
올 여름 EPL 이적시장에서 누구보다 화끈한 구매력을 자랑한 '리얼부' 구단주를 둔 맨 시티는 알찬 선수보강과 함께 마크 휴즈 감독 체제가 자리 잡으며 3경기 전승을 달리며 한 경기 덜 치른 채 4위에 있다. 하지만, 실상 블랙번, 울버햄튼, 포츠머스 등을 상대로 한 승리이기에 무게감이 떨어지는 감이 있다. 에마뉴엘 아데바요르가 3경기 연속골을 넣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는 듯 보인다.
아스널은 맨유에게 패하기 전까지 EPL 그 어느 팀보다 화려했고, 화끈한 팀이었다. 실상 맨유전 패배도 아스널의 자책골로 만들어냈으니 경기 내용에서 밀렸다고 보기 어렵다. 맨유전에서 그림 같은 골을 성공시킨 아르샤빈이 결국 부상으로 결장하긴 하지만 팀의 주장인 파브레가스가 복귀한다는 사실은 아스널로선 매우 사기가 오르는 일이다. 또한, 파브레가스와 동시에 월콧이 복귀하면서 아르샤빈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양팀 모두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전력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맨 시티는 테베즈와 호비뉴의 부상을 크레이그 벨라미와 마틴 페트로프가 메울 가능성이 크고 아스널은 월콧의 부상복귀로 인해 그를 충분히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맨 시티에 레스콧이 합류하며 수비가 견고해지긴 했지만 주축 선수인 콜로 투레와 주포 아데바요르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지금의 아스널 선수들과 함께 뛰었던 선수들이다. 아스널 선수들이 전 동료의 약점을 충분히 활용해 '빅4'의 위용을 보여줄지, 맨 시티가 홈 경기의 이점을 살려 기존 세력에 본때를 보여줄지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기대를 모으는 경기다.
[▲니코 크란챠르는 모드리치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인가? 사진ⓒ토트넘 공식 홈페이지]
토트넘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3일 새벽 1시 반, 화이트 하트 레인)
레드납 감독이 부임하고 윌슨 팔라시오스를 중원에 장착한 이후 토트넘은 점점 상승세를 타고 오르더니 09/10 EPL 최고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4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아론 레넌과 루카 모드리치의 가공할 만한 공격력과 저메인 데포의 물오른 득점력, 그리고 바송을 영입하며 보강된 수비 등 공수 밸런스가 완벽한 팀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하지만, 공격의 핵심인 루카 모드리치가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 안타깝다. 대체자로 크로아티아의 또 다른 재능인 니코 크란챠르를 영입하긴 했지만 얼마만큼 공백을 메워줄지 아직은 미지수다. 그리고 레들리 킹과 마이클 도슨 등의 부상으로 인해 수비진 운용이 어려워진 점 등은 토트넘의 불안요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토트넘의 자랑인 팔라시오스와 허들스톤의 중원이 건재해 상대적으로 약한 맨유의 중원을 압박해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3연패'를 달성한 맨유 선수들의 올 시즌은 어쩐지 좋지 못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어찌어찌 승점 9점을 기록하며 3위에 올라있긴 하지만 개막전인 버밍엄 시티전의 고전과 번리전 충격패등 맨유답지 못한 모습에 모두가 우려를 금치 못했다. 그나마 라이벌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를 새롭게 추슬렀다.
맨유가 가지는 가장 큰 문제는 공격진이다. 주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 이후 영입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마이클 오웬 등이 호날두만큼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웨인 루니가 4골을 넣으며 분전하고 있지만 베르바토프와 오웬 등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올 시즌 맨유의 우승은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비록 흔들리고 있긴 하지만 맨유에겐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저력이 있다. 반 데 사르가 빠져나가 불안한 수비진도 어떻게든 잘 버텨내고 있다. 오히려 4경기 4실점, 꾸준히 경기마다 실점을 하고 있는 토트넘의 수비진이 맨유보다 더욱 불안한 감이 있다. 이 경기는 토트넘의 날카로운 창과 맨유의 튼튼한 방패가 맞서는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리그 초반 라이벌과의 경기는 향후 우승 경쟁에 있어서 팀 상승세를 탈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우리는 이번 5R를 통해 올 시즌의 구도를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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