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용두사미였다. ‘배드파파’가 산으로 간 전개로 아쉬움을 남겼다.
28일 MBC 월화드라마 ‘배드파파’가 종영했다. 유지철(장혁 분)은 딸 유영선(신은수)이 루게릭병으로 아픈 상황이지만 예정대로 현 챔피언 이민우(하준)와 11년 만에 재대결했다. 유지철은 신약을 먹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이민우가 승리했다. 유지철은 졌지만 그를 축하하며 만족했다.
김필두(이준혁)는 주국성(정만식)을 살해했다. 유지철의 경기를 TV로 보던 유영선은 갑자기 호흡곤란이 와 위기를 맞았다. 유지철은 유영선에게 간을 이식했다. 유영선은 의식을 회복했지만 유지철은 세상을 떠났다. 1년 후 유영선은 스타가 됐고 이민우는 세계무대로 진출했다. 유영선은 최선주(손여은)와 다정한 시간을 보냈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나쁜 인간이 되길 택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 ‘배드파파’는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가장의 이야기인 듯하면서 판타지와 스릴러를 가미해 기대감을 심어줬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몰락한 전직 복싱 챔피언이자 형사 유지철이 그저 평범한 아빠이자 가장으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 그런 그가 우연히 불법 신약을 먹고 다시 링 위에 섰다. 괴력의 힘을 발휘해 무패행진을 이어갔지만 몸속에 독성이 쌓이면서 유지철의 죽음은 일찌감치 암시됐다.
흥미를 부를 만한 스토리지만 전개가 진행될수록 갈피를 잡지 못했다. 각각의 사연이 있다하더라도 최선주와 이민우의 잦은 만남은 불필요했고 초반 몰입을 방해했다. 이어 아빠, 파이터, 신약 등 다양한 소재를 억지로 버무린 듯해 이도저도 아닌 드라마가 됐다. 의문의 신약이 전개의 키가 돼야 했지만, 불법실험을 둘러싼 음모에 지나치게 치우쳤고 비현실적이었다.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이야기에 초점을 두거나 차라리 히어로물로 나아갔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완벽한 결말이라고 할 순 없지만 흔한 권선징악 결말이 아닌 것은 좋았다. 악으로 대변되는 주국성은 김필두에 의해 죽고 신약 실험에 참여한 차승호(정인기)는 감옥에 갔다. 하지만 불법임상시험의 실제 주도자인 신구제약 대표 정찬중(박지빈)은 벌을 받지 않았다. 반면 주인공 유지철은 사망했다. 하지만 새드엔딩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 유지철은 딸을 위해 마지막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 자신이 죽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영선에게 간을 이식했다. 그런 마음을 알기에 1년 후 영선은 아빠의 부재에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주인공 장혁은 짠내나는 가장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아내와 딸을 사랑하는 남자로, 링 위에서는 파이터로 변신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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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