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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맹주'자격은 대한민국에 있었다

기사입력 2009.09.05 22:16 / 기사수정 2009.09.05 22:16

조형근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형근 기자] 5일 저녁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민국 대표팀과 호주 대표팀간의 평가전이 열렸다. 두 팀 모두 여유롭게 월드컵 예선을 통과해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터라 팀간 전력을 재확인하고 조직력을 다지는 데 주력을 두었다. 파라과이전부터 대표팀에 다시 합류한 '올드보이' 이동국은 오늘 박주영과 투톱을 이루었고, 베어백 감독은 케네디를 원톱으로 두고 브레시아노의 측면 공격과 그렐라와 쿨리나로 중원을 강화해 대표팀을 압박하는 전술을 펼쳤다.

전반전 호주 대표팀, 아일랜드를 격파하던 모습은 어디에?

경기는 의외로 손쉽게 선제골이 터졌다. 중앙에서 볼을 돌리며 서로 탐색전을 펼치던 양 팀은 호주의 강한 압박으로 인해 대표팀이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하는 듯 싶더니 전반 5분 호주의 수비 실책으로 인해 이청용이 측면을 파고들며 박주영에게 그림같은 스루 패스를 통해 연결해 주었고, 박주영은 슈왈처의 반대쪽으로 침착하게 슛을 날려 호주의 골문을 흔들어 기선 제압에 성공했는데 각도가 애매한 상황에서 밀어넣은 박주영의 마무리와 이청용의 패스 센스, 그리고 그 둘의 호흡이 아주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지난 파라과이전에 이어 이번 호주전에도 소집되어 경기에 출장해 대표팀에서의 입지를 굳혀 월드컵 도전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는 '올드보이' 이동국 또한 오늘 박주영과 짝을 이뤄 공격 루트를 만들어주고 측면으로 빠지며 수비에 빈 공간을 만들어주는 플레이가 제법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선제골 이후에 대표팀 선수들이 부담감이 덜어진 것인지 가벼운 플레이를 하며 패스와 조직력으로 강력한 피지컬 압박 축구를 구사하는 호주를 상대로 매우 좋은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최고의 선수는 박주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박주영은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소속팀 AS모나코에서 라콩베 감독이 부임한 이후 공격력을 좀더 가다듬으며 골 사냥에 주력하고 있는 박주영은 오늘 호주전에서도 과거 청소년대표팀 시절의 괴물 같은 물오른 득점 감각을 점점 되찾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거기다 전반 20분 프리킥 상황에서 혼전상황에 빠진 호주 수비진을 틈타 '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 추가골까지 넣었다.

오늘 경기의 전반전에서 호주 대표팀은 선제골을 내준 이후 완전 자멸한 듯 패스 미스와 공수간의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인상적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물론 핵심 선수의 존재 유무는 그 팀의 전력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만 팀 케이힐과 해리 키웰 같은 핵심 선수가 빠졌다고 이렇게 급격한 저하를 보이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아일랜드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둔 호주 대표팀의 모습이 어디 갔나 싶을 정도였다. 마크 브레시아노의 프리킥을 키스노르보가 강력한 헤딩 슛으로 한 골을 만회하긴 했지만 전반 호주 대표팀의 모습은 확실히 별로였다.

후반전 또다른 '올드보이' 설기현의 귀환

후반이 시작되고 대표팀은 설기현, 조원희, 염기훈을 투입하며 새로운 공격 루트를 모색했다. 특히 이동국이 빠지고 그 자리에 투입된 오랜만에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올드보이' 설기현은 표정이 매우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고 있는 듯 했다. 호주는 별다른 선수 교체 없이 전반 막바지 상승세에 오른 팀의 기세를 그대로 유지하려 했다.

설기현 투입 이후 대표팀의 공격 전개는 더욱 유연해졌다. 소속팀 풀럼에서 제대로 출전 기회를 잡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강한 체격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 있는 돌파와 땅볼 크로스 등 대표팀에 새로운 공격 옵션을 불어넣은 설기현 덕분에 선수 교체로 전술의 변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연하게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후반 41분, 설기현은 경기 감각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소집한 허정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2002년 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이루어냈던 설기현과 박지성은 오늘 호주전에서 멋진 골을 합작하며 그 때의 추억을 되살리게 해주었다. 박지성의 멋진 돌파에 이은 크로스에 이뤄진 헤딩골은 슈왈처 골키퍼가 뒤늦게 막아봤지만 이미 골 안으로 들어간 뒤였다.

오늘 경기 최고의 활약을 보인 '베스트'는 누가 뭐라해도 박주영일 것이다. AS모나코에서 공격수로서 많은 성장을 이룬 박주영은 호주 수비를 상대로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낸 것은 물론, 날카로운 패스와 볼 트래핑 등으로 호주 수비를 흔들며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올 시즌 AS모나코의 감독이 라콩베 감독으로 바뀌었지만 이대로라면 박주영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대표팀에서도 큰 활약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1 완승을 통해 아시아 맹주의 자격이 대표팀에 있음을 입증한 허정무호는 이제 10월 세네갈과의 평가전과 11월 유럽 원정 등 세계를 향해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앞으로 대표팀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를 기대해 본다.

[사진 = 호주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인 박주영ⓒ엑스포츠뉴스 DB 남지현 기자]



조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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