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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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리뷰] '광화문 연가' 감성 자극하는 故이영훈 명곡…노래의 힘은 세다

기사입력 2018.11.12 13:20 / 기사수정 2018.11.12 13:2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노래는 그때 그 시절의 기억과 지나간 추억을 되살리는 힘을 지녔다. 이런 노래의 매력을 극대화한 주크박스 뮤지컬은 잘 알려진 명곡에 새로운 이야기를 입혀 관객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광화문 연가’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광화문 연가’는 '소녀', '옛사랑', '사랑이 지나가면',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깊은 밤을 날아서', '광화문연가', '회전목마’, ‘기억이란 사랑보다’, ‘내 오랜 그녀’, '그녀의 웃음소리뿐', ‘빗속에서’, ‘장군의 동상’ 등 故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꾸려진 주크박스 창작 뮤지컬이다.

1980~90년대와 현재를 오가는 판타지적 내용으로, 임종을 앞둔 명우가 하는 마지막 1분 동안의 회상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난해 4주 만에 10만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향수를 부르는 이영훈의 명곡이 이 작품의 큰 무기다. 대중에게 친숙한 가요이기 때문에 쉽게 빠져들고 즐길 수 있다. 물론 유명한 작곡가의 노래를 내세운다고 해서 모두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되는 건 아닐 터다. 노래와 이야기 사이에서 균형을 못 잡는, 노래에만 주력한 탓에 스토리를 노래에 억지로 끼워 맞춰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다행히 ‘광화문 연가’는 노래와 이야기 사이에서 큰 이질감 없이 무게 중심을 잡는다. 개연성이 없거나 생뚱맞은 장면이 있진 않다. 다만 스토리 면에서, 첫사랑인 수아를 평생 잊지 못하는 명우에게 이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 명우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과거 기억이 왜곡된 것을 깨닫고 아내에 대한 사랑을 알아차리는 반전과 결말은 다소 갑작스럽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판타지 요소를 더한 추억 소환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함께 과거의 기억에 집착하기보단 현재의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고 충실하자는 보편적인 내용을 담아 감성을 자극한다. 심플한 무대 장치와 오케스트라 피트를 무대 위로 올린 시도도 눈에 띈다.

중년 명우 역을 맡은 이건명은 검증된 연기와 가창력으로 무게를 더한다. 젊은 명우 이찬동, 중년 수아 임강희, 젊은 수아 린지 등도 제 몫을 한다. 

월하는 주인공 명우만큼이나 극 중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명우의 시간여행 안내자이자 서사를 이끄는 미스터리한 캐릭터로 극이 진지한 분위기로만 치우치지 않게 균형을 잡는다. 지난 시즌에서 정성화, 차지연이 더블 캐스팅돼 화제가 됐는데, 이번에도 구원영, 김호영, 이석훈 등 남녀 배우가 번갈아 출연하며 젠더리스 캐스팅을 고수했다.

신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성별의 구분이 필요하지 않고 그래서 더 자유로운 연기가 가능하다. 이석훈은 잔망스러운 월하로 변신해 뮤지컬 데뷔작 ‘킹키부츠’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월하의 원맨쇼처럼 보이려 하기보단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편이다. 스타일이 다른 세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도 '광화문 연가'의 볼거리 중 하나다.

내년 1월 20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50분. 만 7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CJ EN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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