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김재욱이 '손 the guest'를 통해 구마의식을 직접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근처 한 카페에서 OCN '손 the guest'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재욱은 '손 the guest'에서 과거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악의 존재를 믿기 시작해 구마사제가 된 최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 중 최윤은 윤화평(김동욱 분)과 강길영(정은채)와 함께 박일도의 정체를 찾아 나서며 시청자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했다.
세 사람의 공조 덕분에 '손 the guest'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은 물론 탄탄한 마니아층까지 만들어냈다.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김재욱은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딱인 것 같다"며 종영소감을 전했다. 그는 "고생을 했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빨리 쉬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고,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공존했다"고 말했다.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이 결합된 장르물이다보니 특수효과를 내는 것이 유독 많았던 '손 the guest'. 김재욱은 "피 분장을 하고 빙의자들이 빙의가 되는 분장은 반복 촬영이 불가능했다. 시간도 정성도 많이 걸리는 작업이다보니 실수를 하면 안된다는 긴장감이 존재했다"고 전했다.
특히 구마사제 최윤으로 분한 그는 방송 시작 전 구마의식을 소재로 한 영화 '검은사제들'과 어떤 차별점을 구축할지 궁금증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김재욱은 다른 사제의 모습을 그려내야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글, 연출, 배우가 다르고, 그려내고자 하는 이야기 자체가 달랐다. 다른 작품에서 구마의식이나 엑소시즘 행위에 집중했지만 '손 the guest'에서는 이러한 종교의식이 박일도의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했던 것이다"
직접 구마의식까지 진행했던 김재욱은 "할 수 있는 것이 은근히 별로 없다. 악령과 부딪히는 에너지 자체가 물리적으로 표현하는 게 한정적이다. 배우의 연기 호흡으로 표현되는 부분이라 자칫 잘못하면 오버 액팅이 될 것 같고 너무 정적으로 가면 또 심심해질 것 같은 밸런스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매번 달라지는 구마자들에 따라 자신도 변화할 수 밖에 없었다는 김재욱은 구마의식을 처음 시작할 때 묘한 감정과 본능, 사명감이 있었다고.
이어 "나중에는 편해졌다. 세트도 그렇고, 준비하는 순서도 숙달이 됐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미소지었다.
'손 the guest'의 대본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과정이나 첫만남,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춰봤던 '보이스' 감독님과 스태프들과 재회 등 여러 조건으로 보았을 때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하고 싶다고 하게 됐다"라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극중 사제복을 입고 박일도를 찾아 다녔던 김재욱은 덕분에 팬들과 대중 사이에서 '사제복을 입고 섹시하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김재욱은 그런 반응이 쑥스러운 듯 "그런 반응은 많이 봤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특히 그에게 '손 the guest'의 김동욱과의 호흡은 유독 남달랐다. 11년 전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 함께 출연하면서 이미 한 차례 연기 합을 맞춰봤기 때문.
김재욱은 그와 호흡에 대해 10년 전 나로 돌아간 느낌을 받았다고.
"'커피프린스 1호점'을 찍을 때 제가 어떤 식으로 동욱이랑 어울렸는지 똑같이 재연되는 느낌이었다. 확실히 10년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도 변했다. 10년이라는 세월은 좀 느껴진다. 하지만 어느 순간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친구 배우는 이 친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 모든 걸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굉장히 적은데 저는 그런 친구가 있는 것 같아 운이 좋다. 그리고 우리 둘의 그런 호흡 역시 캐릭터에 잘 녹아든 것 같다"
두 사람이 10년 간 쌓아온 탄탄한 호흡 탓일까. '손 the guest' 속 두 사람의 모습을 본 팬들은 '브로맨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재욱은 "의도하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그는 "전혀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봐주시니 당황스럽더라. 하지만 방송되는 걸 보면서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사실 저희 3인조가 삼각관계 색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게 아닐까 싶다"고 자신만의 추리를 덧붙이기도 했다.
김동욱 뿐만 아니라 정은채에 대해서도 그는 "동욱이는 예전에 같이 작품을 했지만 정은채라는 배우는 작품에서만 봤다. 정말 좋은 친구고 현장에서 가지고 있는 에티튜드도 좋다. 셋이서 정말 잘 맞았다"고 전했다.
특히 '손 the guest'는 최종화에 마치 시즌2를 예고하는 나레이션이 등장하면서 애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재욱은 "정확히 전달 받은 건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봐야겠지만, 긍정적으로 생각 중인 건 알고 있다. 기대가된다"라고 말했다.
김재욱은 '손'이라는 존재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마무리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악의 형태를 구축해놓고 따라가는 과정을 그렸던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것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근본적으로 아예 없앤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저는 더없이 좋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금 더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담아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듯 했다. 김재욱은 "인물들이 조금 더 입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매력도 중요하지만 에피소드 별로 나오는 구마자들의 연기와 에피소들이 가진 힘과 메시지, 끌고가야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재욱은 "그래서 초반에는 갈증도 있었고, 함축적으로 풀어내야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보면 정말 재미있다. 그래서 더 잘 표현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지만 잘 되지 않아 아쉬웠다"며 자신만의 연기 열정을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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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