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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 Letter] 파라과이를 상대하는 대표팀에 필요한 8가지

기사입력 2009.08.12 02:38 / 기사수정 2009.08.12 02:38

정재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성공적인 남아공 월드컵을 위한 담금질이 시작되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12일 저녁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와의 일전을 통해 월드컵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대표팀은 허정무 감독 부임하고 나서 첫 경기였던 칠레와의 경기에서 패한 이후 24경기(11승 13무) 무패가도를 질주 중이다. 그 기간 동안 월드컵 예선을 무패로 통과하며 7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를 확정했지만 非 아시아권 국가와의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없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반감되는 면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월드컵 본선을 약 10개월 앞두고 본선 진출이 유력한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르는 것은 대표팀에 큰 의미를 가져온다. 게다가 파라과이는 9월에 있을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와의 예선전을 앞두고 최정예 멤버를 구성했기 때문에 대표팀의 전력을 평가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번 파라과이와의 경기는 평가전답게 대표팀의 내실을 다짐으로써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지만 승리하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파라과이를 맞서 좋은 경기내용을 보이는 것과 동시에 승리까지 쟁취할 수 있을 것이냐는 문제는 본선을 앞둔 대표팀이 풀어야 할 당면과제다.

물론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평가전이라는 취지에 걸맞게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그것이 장점이든 단점이든) 허정무 감독이 구상하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그렇다면, 대표팀은 이번 경기를 통해 어떤 실험을 할 것이며 어떤 결과물과 숙제를 얻을 수 있을까.

강팀을 상대로 펼치는 경기운영

허정무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한 기자회견에서 "본선에서 남미팀을 비롯한 강팀을 상대로 어떤 방법으로 준비해야 할지가 매우 중요한데 내일 경기를 통해 그 해법을 찾겠다"고 말하며 이번 평가전을 실전에 초점을 맞춘 대비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파라과이는 로케 산타크루즈가 부상으로 제외되었지만 넬슨 발데스, 살바도르 카바냐스, 에드가 발레토 등 최정예 멤버가 총출동했다. 7승3무4패를 기록하며 브라질과 칠레에 이어 월드컵 예선 3위를 달리는 파라과이는 대표팀에 명과 암을 동시에 선사할 수 있는 최고의 파트너다.

남미팀에 대한 준비

2001년 이후 8년간 남미를 상대로 승리가 없다고 하면서 파라과이전에 비중을 두지만 지나간 과거는 중요하지 않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본선을 대비할 수 있는 경기다.

대표팀은 독일 월드컵까지 총 7차례 본선 무대를 밟았는데 그동안 아르헨티나(86월드컵), 우루과이(90월드컵), 볼리비아(94월드컵) 등 남미와는 총 3차례 만나서 1무 2패의 성적을 거뒀다. 중남미의 멕시코(98월드컵)까지 포함한다면 1무 3패로 참담한 성적표다. 98 월드컵 때부터 32개국으로 확대된 이후에는 멕시코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남미팀을 만난 적이 없지만 총 4.5장의 티켓이 부여되는 남미는 최대 5팀이 출전할 수 있기에 파라과이전을 통해 반드시 대비할 필요가 있다.

박지성-이청용 공백에 대한 대비

양 측면의 핵심인 박지성과 이청용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는 본선을 앞두고 매우 중요한 과제다. 월드컵 본선무대에서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 경고 누적이라는 암초가 존재하며 상대팀에 따른 전술적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두 선수의 부재는 제2, 제3의 옵션을 준비해둘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세트피스의 다양화

강팀과의 경기에서 약팀이 득점하기 가장 좋은 기회는 바로 프리킥과 코너킥 등 세트피스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우리보다 강한 나라를 상대하기 때문에 우리가 노릴 수 있는 대표적인 득점루트이기도 하다.

황보관, 홍명보, 하석주, 이을용, 이천수 등은 지난 월드컵에서는 직접 프리킥으로 득점에 성공했고 그 외에도 세트피스를 통한 득점이 많았다는 점은 기억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대표팀은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파라과이전을 통해서 다양하고 정교한 세트피스를 실험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수비라인의 완성

수비적으로 뚜렷한 문제점을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는 바로 수비불안이다. 10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주전수비가 정해지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수비 엔트리조차 오락가락하다.

물론 허정무 감독의 머릿속에는 어느 정도 구상을 마쳤겠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너무 많은 선수가 오가고 있다. 공격과 달리 수비는 조직력 강화를 위해 조금 빨리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1년 6개월 동안 정상급 공격수를 상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이영표와 이운재 같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도 있지만 그에 비해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경험이 부족하다. 기술과 스피드를 갖춘 정상급 공격수가 즐비한 파라과이는 수비수들에게 곤욕과 동시에 교훈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동국의 활용방안

박주영-이근호로 굳어져 가던 공격진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것만으로도 이동국 효과는 시작되었다. 이동국의 결정력은 국내 최고급이며 보기와 달리 사이드로 빠지는 움직임이 뛰어나고 사이드에서 연결해주는 크로스의 정확도도 상당히 정확하다.

A-매치 71경기에서 22골을 기록한 득점력과 몸싸움에 능한 이동국의 존재는 공격 전술의 다양함을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남미팀과 달리 강력한 수비력을 갖춘 파라과이를 상대로 합격점을 받는다면 이동국의 활용도는 더욱 넓어질 것이다.

새로운 얼굴의 가능성

이번에 새로 뽑힌 조동건(성남)과 이승현(부산)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과감히 선발한 허정무 감독에게도 중요하지만 두 선수에게는 놓쳐서는 안 될 경기가 될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유병수(인천)와 양동현(부산)처럼 이들에게 다음 경기는 보장되어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계속해서 기회가 주어질 것이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필요가 있다.

다양한 전술 실험

4-4-2 포메이션을 주로 활용하며 무패행진을 달렸던 대표팀이 정상급 국가와의 경기에서도 통할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다. 이번 경기를 통해 기존의 4-4-2를 더욱 견고히 해야 할 것이며 선수진의 변화와 상대팀의 전술에 따라 기존의 4-4-2 틀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 특히 이번 경기는 박지성이 없는 자리에 왼발을 쓰는 염기훈(혹은 김치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본선에 대비해 확실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남아공을 앞둔 실전, 그 이상의 평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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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라과이전을 앞둔 대표팀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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