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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의 3연승' 남자농구, 넘어야 할 2가지 벽

기사입력 2009.08.09 23:04 / 기사수정 2009.08.09 23:04

최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영준 기자]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제25회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파죽의 3연승으로 1차 예선을 마무리 지은 한국 대표팀이 오는 10일부터 12강으로 재편되어 치러지는 2차 예선에 나선다.

10일 펼쳐지는 B조 3위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1일에는 2위 대만, 12일에는 1위 이란과 차례로 맞대결을 가진다. 앞선 1차 예선 3경기의 성적과 이번 2차 예선 성적을 합쳐 조별 6팀 중 상위 4팀이 8강 진출권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1차 예선에서 비교적 약체로 여겨지는 일본, 스리랑카, 필리핀과 한 조에 속해 수월한 행보를 보였던 한국은 오는 2차 예선에서는 만만치 않은 상대인 대만, 이란과 만나 결코 쉽지 않은 일전을 펼칠 예정이다.

중동 모래 바람을 뚫어라

1차 예선에서 중동 팀과는 한 차례도 격돌하지 않았던 한국은 2차 예선에서는 중동의 두 팀과 같은 조에 배속되어 경기를 펼치게 됐다. 바로 쿠웨이트와 이란이다.

앞선 경기에서 강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이란, 레바논, 요르단 등에 비해 쿠웨이트는 중동 팀 중에서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된다. 높이에서도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이고 대부분이 25세 미만의 젊은 선수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경험 면에서도 밀린다.

이란, 대만, 우즈베키스탄과 치른 1차 예선에서도 3패로 탈락한 우즈베키스탄에만 승리를 거뒀을 뿐 이란과 대만에게는 대패했다. 저조한 슛 성공률과 자유투 성공률 역시 쿠웨이트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반면 이란은 중국과 함께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강호다. NBA에서 뛰고 있는 하메드 하다디(218cm)를 필두로 이번 대회 평균 득점 1위(19.3점)를 기록 중인 모하마드사마드 니카 등 균형 잡힌 선수 구성으로 1차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중동 팀은 아니지만 대만 역시 결코 얕볼 수 없는 상대. 1차 예선에서 이란을 제외한 나머지 두 팀에 2승을 거둬 조 2위로 2차 예선에 진출했고, 골밑이 안정되어 탄탄한 경기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지난 윌리엄존스컵 대회에서 한국이 바로 이 대만에 74-81로 패했다는 점도 간과할 순 없다.

사실 1차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2차 예선에서 단 1승만 거둬도 8강 진출이 유력하지만, 조 1위와 다른 조 4위가 맞붙는 크로스 대진의 특성상 8강에서 중국, 요르단, 레바논과 같은 강호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가급적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8강에서 이기고 4강, 결승에 진출하더라도 중국을 제외하면 중동 팀을 상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들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대회에서 처음 마주치는 중동 팀을 상대로 확실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남아있는 아쉬움

적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아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1차 예선에서는 비교적 약체들만 상대했기에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분명 문제점은 있었다. 특히 마지막 필리핀과의 경기에서는 승리했음에도 많은 아쉬움을 노출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필리핀과의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문제는 바로 효율적이지 못한 공격이었다. 한국은 1쿼터 초반 강병현과 양희종 등의 활약으로 큰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짜임새 있는 공격을 보여주지 못하며 턴오버와 무리한 공격을 연발했다.

이후 김민수의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점수 차를 벌리긴 했지만, 여전히 조직적인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 급기야 3쿼터에는 필리핀의 사이러스 바지오의 화려한 개인기에 연속 득점을 허용하는 등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또한 박스아웃의 미흡함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이 날 필리핀의 공격 리바운드 개수는 14개로 한국보다 4개 많았지만, 실제 경기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그 이상이었다. 수비 리바운드는 한국이 10개를 더 잡았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필리핀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격 조건과 조직력이 좋은 중국이나 중동 팀을 상대한다면 이런 문제점은 더욱 크게 드러날 수도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다소 실망스런 경기를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지난 존스컵에 비해 훨씬 짜임새 있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하승진의 가세로 골밑 전력이 확실히 안정을 찾았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존스컵에서 대만B팀이나 필리핀, 일본 등의 약체를 상대로도 3~8점 차 내외의 신승을 거두는 등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음을 떠올려 보면 이번 대회에서 일본이나 스리랑카와의 경기에 보였던 압도적인 경기력은 고무적인 일이다.

리바운드에서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1차 예선 3경기에서 한국이 잡은 리바운드(평균 42개)는 중동의 강호인 요르단, 레바논 등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고 중국에는 오히려 앞섰다. 물론 각각 상대한 팀이 달랐기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지만 골밑에서 한없이 약세였던 과거와는 분명 다르다.

한층 탄탄해진 모습으로 세계선수권대회 진출을 노리는 한국. 앞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최상의 집중력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허재 감독이 밝힌 우승 목표도 결코 꿈은 아닐 것이다.



최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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