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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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K2리그에 고(告)함.

기사입력 2005.08.18 22:57 / 기사수정 2005.08.18 22:57

홍재의 기자

업다운제 이대로는 위험하다


대한민국에 애국자는 있어도 축구팬은 없다.’ 이런 말을 들어보았는가. 모든 관심이 대표팀에게 집중되는 한국 땅에서 진정한 축구팬은 정말 많지 않다. A매치가 있을 때면 경기장은 사람들로 넘쳐 나지만 K리그 경기에서는 매진 한번 보기 힘들다.


얼마 전에 프리미어리그에서 흥미로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박지성 선수가 속해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서포터들이 잡음 많았던 구단주와의 전면전을 위하여 입장 거부 운동을 펼친 것이다. 그때 한국 언론에 난 기사 제목이 이것이었다. ’맨유 홈경기, 대규모 공석 사태 발생’. 당시 관람을 포기한 팬은 1만 6천명. 1만 6천명이라면 K리그 전기리그 관중동원 3위를 기록한 울산현대보다 2천명 많은 수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날 경기에는 5만 관중이 경기장을 메웠다고 한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에 속하는 맨체스터와의 비교가 껄끄러웠다면 당장 바로 옆 나라인 J리그와 비교 해보도록 하자. J리그의 올 시즌 전기리그 평균관중은 1만 8천명. K리그 1만 1천 관중보다 무려 7천 명이나 많은 숫자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도대체 2500만 붉은악마는 어디로 갔는가. 2002년 이후 축구 ’광팬’이 되었다고 자칭하는 사람이 주위에 수두룩한데 왜 K리그 경기장에는 사람이 모이지 않는가. 참으로 분하기만 한 현실이다.


그래도 K리그는 양반이다. K2리그 경기장을 찾아 본 적 있는가. 3만여 가까운 관중을 수용 할 수 있는 경기장에 모이는 관중은 대략 100명 남짓. 많아봐야 300명 넘기기가 힘든 실정이다. 왜 경기장에 사람이 모이지 않을까. 입장료가 비싸서? 천만에. K2리그의 대부분 팀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클럽 축구를 지극히 싫어하는가? 또 그렇지도 않다. 첫 번째 예는 98년 월드컵 전후에 K리그 경기장을 가득 메웠던 팬들. 두 번째 예는 2005 피스컵 결승전을 가득 메웠던 팬들. 물론 피스컵의 경우 무료관중의 비율이 큰 부분도 있겠지만 상암 6만 5천 관중석의 대부분이 채워졌다는 것은 그것을 감안하고라도 놀라운 수치다.


그렇다면 도대체 K리그와 K-2리그의 인기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행정가와 전문가, 팬들이 머리를 맞대서 내린 결론은 ’흥미가 떨어진다.’ 이다. 그 흥미를 돋우기 위해 내놓은 결론은 ’2007년 업다운제’ 도입. 인기 상승을 위해 별의별 리그 제도를 다 도입했었던 K리그. 실업축구라는 이름으로 아마추어 축구로 명목을 유지해오다 업다운제를 위해 K2리그라는 이름으로 한 단계 도약한 K2리그. 그리고 일반인 클럽을 중심으로 한 K3리그 계획까지. 참으로 이름만 들어도 설레지 않을 수 없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들의 결합은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07년 업다운제의 성공여부를 반신반의 한다. 모두들 ’협회가 철저히 검토해서 성공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 이라는 말로 예측을 피하고 있지만 분명 연맹과 각 구단은 지금 손발이 잘 맞지 않는다.


대부분 잘 알고 있듯이 K리그에서 강등된 팀과 K2리그에서 승격한 팀의 운영에 관한 문제가 가장 걱정이다. 과연 K리그에서 강등된 팀이 계속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것인지. K2리그에서 승격한 팀이 막대한 운영 자금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그리고 K2리그 팀들에게 가입금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이것은 정말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각 시청팀이 프로리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법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등의 문제도 있지만 일단 그쪽 문제는 접어두기로 하자.


과연 강등된 팀과 승격한 팀이 어떻게 팀을 운영할 것인가. 만약 강등된 팀이 강등을 이유로 팀을 해체 한다거나 승격한 팀이 운영자금을 이유로 승격을 거부한다면 승강제를 도입할 이유 자체가 없어진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K리그와 K2리그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그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것은 K리그 팀들이 모기업에서 재정적으로 독립해야 한다는 것. 올해 전기리그 2위를 거머쥐며 관중몰이에 성공한 인천 Utd.가 좋은 예이다. 시민구단으로서 어려운 길을 걷고 있긴 하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의 발걸음은 분명 한국 축구를 위해 좋은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재정적으로 독립하여 흑자를 내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팀은 진취적인 발전을 거듭할 수 없다. 혹여 강등이라도 된다면 모기업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팀을 매각 혹은 해체해버릴까 걱정되는 부분도 크다.


그런데 K리그 팀의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K2리그 팀들의 재정과 관중 문제다. 현재 K2리그 팀들의 운영비는 K리그의 6분의 1 수준 정도. K2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팀 중에서 K리그에 올라가도 무리 없이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팀은 2~3개 정도에 불과하다. 하다못해 몇 개 구단은 현재 K2리그에서도 선수 임금 주기가 빠듯한 실정이다. 그런데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두개의 리그를 어떻게 융합할 수 있을까. 하다보면 되겠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문제다. 최악의 경우 리그 자체의 붕괴를 가져다 올 수도 있는 문제.


서두가 길었다. 이제 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 K리그와 K2리그는 그 이질감을 극복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 활발한 교류를 해야만 한다. 지금 시도 하고 있는 K2리그의 변화 정도로 그쳐서는 안 된다. 법적인 문제라던가 각 구단과의 협의는 당연히 거쳐 가야 할 수순이고 양 리그의 활발한 교류는 거기에 덧붙여져야 할 필수적인 요소다.


그렇다고 해서 K리그와 K2리그가 친선전을 많이 가지자는 의미가 아니다. 구단의 구단주들이 자주 모여서 토론을 하자는 것도 아니다. 단지 두 리그가 만나 겨룰 수 있는 대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단, 이벤트 적인 요소 혹은 교류만을 위한 대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철저히 흥행을 목표로 팬들의 관심을 끌어야만 한다. 적어도 K2리그 해당지역의 팬들을 관심을 끌어 적정 수준 이상의 관중을 경기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리그컵을 이용하자


현재 K2리그 팀들은 수익을 얻을 창구가 없다. 입장료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수익이라 함은 각종 대회의 참가, 입상 수당과 각종 기업이나 지역의 후원금 정도. 그러나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2리그 팀이 입지하고 있는 지역의 시민들은 해당팀이 자신의 지역에 연고를 하고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현실이 이런데 어떻게 이런 기반에서 프로팀이 탄생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K리그와 K2리그가 모두 참여하는 대회가 반드시 필요하다. FA컵처럼 토너먼트만을 이용해서도 안 되고 한곳에서 모여서 개최해서도 안 된다. 반드시 K2리그 홈 경기장을 이용할 수 있게끔 홈&어웨이를 토대로 하는 흥미로운 대회가 필요하다.


그 대회로 가장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은 리그컵이다. 재미있게도 K리그와 K2리그에는 각자 리그컵이 존재한다. K리그는 팀 수가 적다보니 2라운드제로 한 시즌을 꾸리기에 경기수가 너무 적어 리그컵을 만들었다. K2리그는 전기리그와 후기리그 중간에 여는 생명과학기업STC컵이 있다.


그런데 각자 존재하는 지금의 리그컵은 그 존재 가치가 모호하다. 정규리그와 방식이 같은데다가 시행 시기나 방식도 매년 달라져 오히려 정규리그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올해 K리그 같은 경우 리그컵 대회가 끝난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정규리그가 개막하다 보니 많은 팬들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혼란만 가중시켰다. K2리그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화천에서 STC컵을 개최했지만 그야말로 그들만의 대회로 그치고 말았다.


각 연맹은 지금의 리그컵을 과감하게 개혁하여 K리그와 K2리그가 한데 어우러져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대회로 재탄생시켜야만 한다. 이 대회의 비중은 K리그와 K2리그의 정규리그를 넘어서서는 안 된다. 각 리그의 권위를 존중하는 한에서 특히 K리그 팀들이 참여하는데 거부의사를 내비치치 않을 정도의 규모로 개최해야 한다. 그렇다고 단지 의미만 있는 대회로만 그쳐서도 안 된다. K2리그 팀들은 이 대회를 통해 K리그와 홈경기를 치르면서 홈 관중들도 동원하고 어느 정도의 수익도 거둬야만 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이와 같다.


① 조별리그+ 홈&어웨이 녹다운토너먼트제


현재 K리그의 13개 팀과 K2리그 11개 팀을 합치면 총 24개 팀이 존재한다. 올 시즌 이후 경남 FC와 경찰청등이 각 리그에 합류한다고 하지만 아직 몇 개 팀이 더 참가하고 제외될지 모르므로 24개 팀만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일단 첫 번째 방안은 챔피언스리그와 유사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총 24개 팀을 6개조로 나눈다. 각조 4개 팀은 홈&어웨이로 조별예선을 치른다. 각 조의 2위 팀까지와 승점이 높은 3위 4개 팀이 16강에 진출을 한다. 16개 팀은 홈&어웨이로 녹다운토너먼트를 벌이며 결승전은 단판 경기로 치른다.


이렇게 할 경우 모든 팀은 조별예선 6경기를 반드시 치르게 된다. 그리고 각 조에 K리그와 K2리그를 적절히 배분함으로써 K2리그 팀들은 자신의 홈에서 1~2 경기 정도를K리그 팀과 치르게 된다. 결승까지 도달하는 팀은 모든 경기를 합쳐 13경기를 치르게 된다. 이 정도면 현재 리그컵 경기수와 비교하여 크게 차이나지 않는 정도의 규모이다. 혹여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팀이 너무 적은 경기를 치른다고 염려되면 17~24위 결정전을 치를 수도 있는 노릇이다.


② 미니 3부리그제 도입


어떻게 보면 승강제 도입에 앞서 승강제를 시험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겠다. 총 24개 팀을 8팀씩 3부로 나눈다. K리그는 성적을 토대로 1~5위 팀은 1부로, 6~10위 팀은 2부로, 11~13위 팀은 3부로 배정한다. K2리그는 성적을 토대로 1~3위 팀은 1부로, 4~6위 팀은 2부로, 7~11위 팀은 3부로 배정한다. 그렇게 8개 팀씩 3부로 나뉘면 각 리그는 홈&어웨이로 2라운드제 리그전을 펼친다. 시즌 종료 후, 1부의 1위 팀은 최종 우승을 거머쥐며 1부의 8위 팀과 2부의 1위 팀, 2부의 8위 팀과 3부의 1위 팀은 서로 자리를 바꾼다.


이렇게 리그전을 펼친다면 리그컵을 통하여 각 팀은 14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현재 K리그가 리그컵에서 12경기를 하니 2경기정도 많은 수치라 할 수 있겠다. 빅 리그들이 정규리그 2라운드제로 총 38경기를 치르는 것과 비교해 보았을 때 정규리그 24경기+리그컵 14경기= 38경기로 동일한 수준의 경기수라 볼 수 있다.


이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K2리그 팀들이 자신의 홈에서 K리그 팀과 여러 번 경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1,2부에 속한 팀은 5경기, 3부에 속한 팀도 3경기를 하게 된다. 여기서 걱정되는 부분은 2,3부에 속한 K리그 팀들의 반발인데 그 부분에서는 K리그 정규리그에 권위를 실어줌으로써 큰 반발을 피해갈 수 있다. K리그 팀들은 컵대회를 예비전력 탐색의 차원에서, K2리그 팀들은 흥행과 홍보 차원에서 활용가치를 찾을 수 있다. 또한 한 리그에서 한 팀만이 승격, 혹은 강등을 함으로써 1부에 속한 K2리그 팀을 최소 3년간은 볼 수가 있게 된다.


두 가지 정도의 방안을 생각해보았는데 머리를 싸매고 고민한다면 더 좋은 방안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방안이던 간에 반드시 지켜져야 할 점은 흥행성 고려와 대회 개최 시기다. 흥행성에 관한 문제는 조금 전에 다뤘으니 개최 시기에 관한 문제만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겠다.


정규리그의 권위 강화를 위해서 정규리그는 주말에, 컵대회는 평일에 개최하는 확실한 법칙을 고수해야 한다. 시기에 관한 문제는 잉글랜드 리그에서 본받을 수 있겠다. 잉글랜드는 각 리그와 더불어 리그컵(칼링컵)과 FA컵을 한 시즌에 소화해 낸다. 리그컵 같은 경우는 리그 초반에 리그2 까지에 해당하는 프로팀들만 참가하여 정규리그 중반정도에 챔피언을 가리며FA컵은 아마추어까지 모두 참여하여 리그중반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리그 종료시점에 맞물려 결승을 치른다.


전기리그, 후기리그를 나눠서 개최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전기리그를 치르는 동안 리그컵의 챔피언을 가리고 후기리그를 하는 동안 FA컵을 진행하여 운영의 묘를 발휘할 수 있겠다. FA같은 경우도 시즌 종료 후에 하는 지금의 관행을 버리고 후기리그 시작과 동시에 시작하여 플레이오프 전에 FA우승자를 결정지어 흥행과 정규리그 권위 보호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달성했으면 한다.


지금까지의 말을 종합하여 보자. 현재 K리그와 K2리그에 각자 존재하는 컵대회를 두 리그가 모두 참여하는 대회로 만들자는 것이 이 글의 골자다. 그리고 그 컵대회는 흥행성과 양 리그 교류라는 의미를 모두 가져야 하며 K리그 팀들의 반발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각 정규리그의 권위를 보호하는 정도의 규모에서 K2리그 팀들이 어느 정도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개최되어야만 한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숙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운영 시기와 방법을 잘 결정한다면 불가능한 문제는 아니다.


모든 팀들이 우승만을 노리는, 우승만이 흥행의 전부인 리그는 재미가 없다. 각 팀들 간의 개성이 분명히 존재하고 리그간의 차이가 존재하는 프로리그를 만들어야만 팬들의 재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K리그의 구조적 모순 개선과 K2리그의 흥행 및 재정문제를 해결했을 때, 그 때가 업다운제가 도입되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그 시점을 하루라도 빨리 앞당기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홍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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