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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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리드' LG 김태군 "故 조성옥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기사입력 2009.08.07 21:53 / 기사수정 2009.08.07 21:53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이동현 기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다. 주전 포수 조인성의 갑작스러운 2군행으로 포수 공백이 우려됐던 LG 트윈스. 그러나 백업 포수 김태군이 조인성의 '난 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며 팀의 7연패를 끊었다.

김태군은 7일 잠실 구장에서 벌어진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팀이 2-0으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외국인 투수 제레미 존슨과 호흡을 맞춘 김태군은 공격적인 리드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두산 타자들의 혼을 뺐다. 이날 경기 내내 조인성의 빈 자리를 의식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8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존슨은 경기 후 김태군에 대해 "훌륭한 포수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좋은 포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극찬했다. 이어 존슨은 "홈 플레이트 뒤에서의 움직임이 좋았고, 2루 송구로 주자를 잡아 주기도 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태군 본인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괜찮게 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6월 24일 히어로즈와의 잠실 경기에 선발로 나와 릭 바우어의 한국 무대 첫 승을 리드했던 김태군은 이날 두번째로 선발 마스크를 쓴 것에 대해 "경기 전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었다. 무아지경에 빠진 듯 했다. 박용택 선배가 조언을 많이 해 주셔서 마음을 다잡고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은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만 생각했다. 타격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고 되짚었다.

어떤 점에 초점을 맞춰 투수 리드를 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공격적으로, 직구 위주로 하려고 했다"고 답한 다음 "볼카운트 2-0에서 대부분의 타자는 변화구를 노리기 때문에 직구를 던지면 타이밍을 못 맞춘다. 그 점을 역이용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고졸 2년차 답지 않은 노련미가 느껴졌다.

7회초 2사 2루 위기 상황을 어떻게 넘어갔는지 묻자 "위기라고 느꼈기 때문에 존슨에게 1루가 비어있는 점을 이용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존슨이 커브에 자신이 있으니까 자기를 믿고 커브 사인을 내 달라고 주문했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 놨다.

이날 유난히 투지 넘치는 모습을 자주 보인 점을 지적하자 "팀 성적 때문에 분위기가 다소 침체되어 있다. 내가 나이는 어리지만, 포수는 어머니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소 오버한다는 느낌이 들어도 활기차게 하려고 했다"며 뿌듯해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라커로 들어가려던 김태군은 잠시 후 취재진을 향해 돌아서더니 "돌아가신 조성옥 감독님께 정말 고맙다. 하늘에서 지켜봐 주실 것"이라며 마지막 한 마디를 부산고 시절 은사에 대한 고마움으로 마무리했다.

[사진 = 김태군. ⓒ LG 트윈스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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