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28 03:02 / 기사수정 2009.07.28 03:02
세리에A에서는 AC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가 그러한 경쟁구도를 보이고 있으며,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엘 클라시코 더비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경쟁이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팀들은 화려한 스쿼드를 바탕으로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는 공통점이 있다.
분데스리가는 위의 빅 리그와는 다르게, 바이에른 뮌헨이 매 시즌 우승후보 0순위로 꼽히는 가운데, 나머지 몇몇 팀들이 바이에른 뮌헨을 견제하고 리그 우승이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경쟁하는 구도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하여 분데스리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은 바이에른 뮌헨을 제외하고는 꾸준하게 진출하는 팀을 보기 힘들 정도이다. 그나마 베르더 브레멘이 최근 5년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긴 하였으나,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분데스리가에서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팀은 바이에른 뮌헨이 유일하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바이에른 뮌헨은 챔피언스리그를 네 번이나 제패했던 유럽 최정상급 팀이고, 독일 축구를 빛낸 유명 선수들은 대부분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갔다. 그렇기에 독일 선수들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것을 가장 큰 소원으로 여기고 기회가 생기면 바이에른 뮌헨으로 팀을 옮기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적 시장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이 분데스리가 내의 인재를 영입하는 사례가 상당히 흔하다.
그렇다면, 바이에른 뮌헨을 택한 선수들 모두가 성공의 기쁨을 누리고, 분데스리가 내의 우수한 자원들을 그러모아 강한 전력을 구축한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항상 좋은 성적을 거두고 분데스리가의 경쟁력을 향상시켰을까? 최근의 모습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2001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래 단 한 번도 준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스쿼드를 보면 유럽의 명문팀들에 비해 크게 뒤지는 편은 아니나, 최근의 유럽 대항전에서 보여준 바이에른 뮌헨의 모습은 과거에 비해 실망스러웠다.
또한, 분데스리가 내의 인재들이 바이에른 뮌헨에 집중되면서, 팀의 핵심 선수를 잃은 나머지 팀들은 리그와 대외컵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게 되고, 분데스리가의 전체적인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한때 유럽 중위권 리그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했다. 그나마 최근 수년간 UEFA컵(現 유로파리그)에서의 분전으로 랭킹 포인트를 쌓아가고 있다는 것이 다행으로 여겨진다.
또한, 바이에른 뮌헨을 택한 선수들의 상당수가 적응에 실패하고 기량이 악화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독일 대표팀에서 33골을 넣은 간판 골잡이 루카스 포돌스키와 독일 대표팀에서 '발락의 대체자'로 꼽히기까지 했던 팀 보로프스키마저도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자신의 친정팀인 쾰른과 브레멘으로 되돌아갈 정도였다.
한때 독일 축구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얀 슈라우드라프는 벤치만 지키다가 하노버로 이적했고, 독일 월드컵 득점왕인 미로슬라프 클로제도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득점 기록은 그가 가진 실력에 비해 그다지 좋지 못한 편이다. 독일 대표팀의 윙백인 마르셀 얀센 또한 바이에른 뮌헨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함부르크로 이적하는 등, 바이에른 뮌헨으로의 이적이 선수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리가 내의 유망한 선수에 대한 바이에른 뮌헨의 일방적인 영입, 바이에른 뮌헨에 대한 선수의 단순한 갈망, 이러한 것들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이나 분데스리가의 대외 경쟁력의 면에서 결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기량이 우수한 선수를 그에 상응하는 이적료를 투자하여 영입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나, 바이에른 뮌헨은 선수 보강에 있어 좀 더 넓은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바이에른 뮌헨의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양질의 선수는 분데스리가뿐만 아니라 타 리그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 또한 실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바이에른 뮌헨만을 고집하는 태도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준비된 선수에게는 명예를 가져다주는 팀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선수에게는 독이 되는 팀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선수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소의 꼬리보다 닭의 머리가 낫다"는 말처럼, 중상위권 팀에서는 주전 경쟁이 수월할 뿐만 아니라 선수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고, 소속 팀의 전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독일 내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지만, 분데스리가의 경쟁력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바이에른 뮌헨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현상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분데스리가의 상위권 팀들이 핵심 선수들을 지키고,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통해 유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분데스리가가 빅리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될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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