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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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웅천 최다 출장 신기록의 의미

기사입력 2005.08.13 00:23 / 기사수정 2005.08.13 00:23

고동현 기자
SK의 구원투수 조웅천이 6월 24일 문학 삼성전에 등판하며 프로통산 투수 최다 출장 신기록을 세웠다. 이 날로 614번째 프로경기에 나선 조웅천은 그 전까지 LG 김용수가 갖고 있던 613번 등판기록을 깨며 큰 업적을 이뤄냈다. 그의 이번 기록은 비단 하나의 신기록이 아닌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 최다 출장. 그것은 꾸준함의 상징

얼마 전 여러 가지 기록을 남긴 채 은퇴를 한 한화의 장종훈은 홈런, 타점등 여러 가지 기록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신이 근래 들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한 기록은 거침없이 '최다 출장' 기록이라고 했다. 

출장 횟수야말로 그 선수의 꾸준함이 밑바탕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무엇보다 소중한 기록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614'란 숫자를 되새겨 보자. 어찌보면 작은 숫자일 수 있다. 하지만 1년에 프로야구경기가 130경기 안팎으로 열린다고 가정했을 때 한 시즌의 절반인 60경기 정도를 등판한다고 쳐도 그것을 10년간 지속해야 나오는 숫자가 바로 '600'이다. 투수가, 그것도 몸에 무리가 많이 가는 사이드암투수가 이러한 기록을 세웠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웅천의 꾸준함을 나타내는 기록이 하나 더 있다. 바로 9년 연속 50경기 출장기록. 그는 96년 현대시절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계속 50경기 이상을 출장하는 꾸준함을 보이며 오늘의 대기록에 이르렀다.


◆ 프로야구속의 마이너리티

그는 중간계투 투수다. 2003년과 2004년 초반 마무리투수를 하기도 했지만 본인도 자신에게 적합한 역할은 '중간계투'라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다. 중간계투…. 그 직함이야말로 빛이 안 나면서도 현대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홀드 부문이 생기기 전까지 중간계투는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기록은 전혀 남지 않는 그야말로 3D 업종이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는 중간계투 직을 성실히 해내며 현대의 96년 준우승, 98년,2000년 우승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SK 마운드의 튼튼한 허리역할을 해내고 있다.
 



▲ 문학구장에 있는 조웅천 출장 카운트보드


◆ 모든 선수들에게 꿈을 주다


장종훈과 마찬가지로 조웅천도 순천상고를 졸업한 후, 1989년 태평양에 연습생으로 입단했다. 90년에 데뷔한 그는 95년까지 2승 7패의 기록이 전부였다. 2승도 95년에 들어 구원승으로 거둔 것. 

하지만 노력하는자에게 언젠가는 빛을 비추는 법. 96년 현대의 창단과 함께 조웅천은 팀의 핵심 중간계투선수가 되며 그 당시 투수 최다출장기록인 68경기를 세워 본격적으로 팬들에게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한국시리즈에선 광주 해태 전에서 구원승을 거두며 현대의 한국시리즈 첫 승리투수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후 SK까지 도달하며 2003시즌 후 FA가 되었다. SK는 그동안의 공을 인정해 최대 4년간 17억 5천 만원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기록의 사나이' 장종훈도 못 이뤄낸 모든 프로야구선수들의 꿈인 'FA 대박'을 그가 이뤄낸 것이다.


◆ 영원히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길...

어느덧 조웅천도 만으로 34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노장'이라 부르기에 아쉬운 나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적은 나이도 결코 아니다. 

나이는 못 속이는지 지난해를 기점으로 약간씩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산전수전을 겪으며 쌓은 경험으로 올시즌도 마무리직을 수행하며 SK 마운드를 지켜내고 있다. 중간계투라는 빛나지 않는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프로야구 기록중 하나의 주인이 된 조웅천. 그가 프로야구에서 영원히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길 기대해 본다. 그는 오늘도 팀의 승리를 위해 출장준비를 하고 있다.
 




조웅천선수의 아들과 딸


사진출처- SK 와이번스 홈페이지


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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