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러블리 호러블리'가 '호러맨틱 코미디'라는 복합 장르의 한계를 보여주며 종영했다.
2일 KBS 2TV 월화드라마 '러블리 호러블리'가 종영했다. 첫 방송 당시 4.8%, 5%(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무난하게 시작했던 드라마는 최종회를 2.9%, 3.3%로 마무리했다.
'러블리 호러블리'는 하나의 운명을 나눠 가진 두 남녀가 톱스타와 드라마 작가로 만나면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을 그린 호러맨틱(호러+로맨틱) 코미디다. 호러맨틱이라는 신선한 장르와 함께 KBS 미니시리즈 공모전 당선작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더해 남녀 주인공이 '운명공유체'로 묶여 한 사람이 행복하면 다른 사람이 불행해진다는 설정이 드라마의 주 소재였다.
이 독특한 설정은 초반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이에 시청률은 무난한 상승세를 타며 10회에서는 6.2%로 자체 치고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니 신선한 소재는 소재에만 그쳤고, 복합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호러와 로맨스를 적절히 엮어가지 못하며 점점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25회에서는 1%의 자체 최저 시청률을 경신하기도 했다.
사실 호러는 대중적인 장르가 아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장르며, 호러를 좋아하는 이들도 호러의 분류와 수위에 따라 좋아하는 작품이 크게 나뉜다. 그래서 호러라는 장르를 대중을 상대로하는 드라마에 가지고 올 때는 대중적인 로코 장르와 복합하는 경우가 많았다.
'러블리 호러블리' 역시 호러와 로코를 섞은 복합 장르를 선보이려 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신선하게 느껴졌던 호러틱한 순간들이 반복되자 극을 루즈하게 만들었다. 호러에 집중하다보니 로코는 호러를 위한 수단처럼 느껴졌다. '주군의 태양', '오 나의 귀신님' 같은 호러 로코 장르에서 로맨스에 중심을 두고 호러를 수단으로 사용한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었다.
유필립(박시후 분)과 오을순(송지효)이 어떻게 절절하게 사랑하게 된 건지 충분한 설명이 없었고, 독특한 운명으로 엮였기에 자신들이 함께하는 것만으로 기이한 일이 생김에도 불구하고 둘만 생각하는 모습이 이기적이라는 반응까지 낳았다. 극본과 연출이 보여주는 이야기에 공감이 안되니 로맨스는 오로지 배우들의 케미로만 끌고가는 형국이었다.
그렇다고 호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을 붙들만한 확실한 공포도 없었다. 공영방송에서 보여주는 호러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수위 조절은 해야 했겠지만, 비슷한 시기에 OCN '손 the guest'가 걸출한 무서움을 보여주고 있기에, '러블리 호러블리'의 호러는 특이하다는 생각도 안기지 못했다.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지만, 새로운 시도까지 폄하할 수는 없다. '러블리 호러블리'에서 찾은 한계를 바탕으로 다음에는 더욱 신선한 호러맨틱 코미디가 안방극장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