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선우 기자] 배우 김성균에게는 팔색조라는 수식어가 찰떡같이 어울린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김성균은 악역을 어색함 없이 소화하며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인간미 넘치는 삼천포로 '포블리' 애칭까지 얻게 됐다.
극과 극 역할이었지만 어느 하나 김성균의 역할이 아닌게 없었다. 그만큼 맡는 배역마다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그는 연이어 '응답하라 1988'에서는 금성전자 대리점 김성균으로 분해 라미란의 남편이자 류준열의 아버지 역으로 열연했다. 그야말로 한계가 없다.
그런 그가 '명당'에서는 아버지 김좌근(백윤식 분)의 아들 김병기로 권력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 색다른 악역을 탄생시켰다.
인터뷰에서 만난 김성균은 "영화가 시나리오 느낌대로 나온거 같다. 군더더기가 없었는데 그대로 살았다. 계획에 없던 감동을 억지로 주려고 하면 이상해질수도 있는데 그러지 않아서 좋더라.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사실 촬영을 할땐 워낙 훌륭한 선배들과 함께하다보니 내가 혹시라도 망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다"라며 "그래도 완성본을 보고 나니 상쾌한 기분이다. 좋은 영화 한편을 시원하게 본 기분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다시 악역에 도전했지만 전에 했던 역할들과는 결이 다르다. 분명 악인임에도 어딘가 모르게 측은함이 드는 캐릭터다. 김성균 역시 "아버지에게 핍박을 받아서 그런거 같다"라며 "어느순간 악역의 반복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어졌다. 그전과 다르게 해야겠다 이런것도 벗어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생각 자체가 기존의 것을 떠올리면서 복제하게 되는거 같아 잊었다. 스스로 그게 나은거 같다"라며 "그랬더니 현장에서도 더 재밌게 새롭게 유연하게 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극중 아버지인 백윤식에게 혼나고 쭈굴하는 표정이 있는데 그 때 감독님이 매우 만족하셨다. 나 역시 뿌듯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성균은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히게 한 '응답하라' 시리즈에 대해서도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그는 "확실히 '응답하라' 덕분에 친근한 이미지가 생겼음을 많이 느낀다. 사람들이 그 전보다 편하게 다가오고 악수도 청하고 한다. 그러면 내가 이제 편안한가보다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런 점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성균은 악랄한 악역부터 연민이 느껴지는 악역, 세상 친근한 캐릭터까지 전천후로 활약하는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배우로 거듭났다.
마지막으로 김성균은 '명당'에서 가장 공들인 장면으로 영화 말미 흥선군 지성과의 대립신을 꼽았다. 그는 "화엄사에서 촬영한게 처음이라 하더라. 그만큼 중요한 신이었다. 찍기 전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장소 뿐 아니라 상황 역시 정면으로 흥선으로 부딪히고 결론을 도출해내는 신이었기 때문"이라며 "거의 이 장면만 보고 달려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고생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만족한다. 많은 분들도 보고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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