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7.23 03:08 / 기사수정 2009.07.23 03:08
▲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22 - 경남고 홍재영
[엑스포츠뉴스=부산 구덕, 김현희 기자] 경남고등학교 야구부는 부산 지역에서 수준 높은 야구 실력을 자랑하는 명문학교다. 그만큼 빼어난 선수들 많이 배출했다. MBC-ESPN 허구연 해설위원은 경남고등학교 부동의 4번 타자로 이름을 날렸으며, 현재 롯데 자이언츠에서 에이스로 활약 중인 송승준(29)과 4번 타자 이대호(27)도 모두 경남고 출신이다. 2007년 고교랭킹 1위 포수로 주목을 받았던 장성우 역시 경남고를 졸업했다. 그래서 경남고 선수들은 선배들의 뒤를 따르기 위해 지금도 그라운드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이번 2009시즌 고교야구의 가장 큰 특징은 ‘타고투저’다. 2008 신인 드래프트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았던 덕수고 성영훈(두산 베어스), 광주일고 정성철(KIA 타이거즈) 같은 A급 투수들이 드문 반면, 좋은 야수들은 많다. 그 중에서도 구속이 140km를 넘어가는 투수들도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130km 중/후반대의 제구된 볼로 타자들과 승부를 가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예외인 선수가 또 있다. 144km를 넘나드는 강속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우완 파워피처, 홍재영(3학년)이다.
팀을 이끄는 사나이, '시련을 극복하다.'
실제로 홍재영은 프로 스카우트들이 주목하는 우완 파워피처 중 한 명이다. 비록 부상 때문에 1년을 유급해야 했지만, 재활 기간 동안 어깨 혹사를 피할 수 있었던 것에 주목할 만하다. 주로 4번 타자 겸 우익수로 나섰던 홍재영은 올 시즌부터 서서히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단 시작은 미약했다. 2009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야 마운드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홍재영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동산고를 제치고 4강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4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홍재영은 황금사자기 대회 기간 동안 18타수 6안타 3타점, 타율 0.333로 제 몫을 다 했다. 그만큼 기본에 충실한 선수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후 대통령배/청룡기 대회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경남고는 각각 광주일고(대통령배)와 경북고(청룡기)에 덜미를 잡히며, 1회전 탈락의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홍재영의 활약 역시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두 대회를 합쳐 투수로서 1/3이닝을 소화(무실점)하는 데 그쳤고, 타자로서도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랬던 홍재영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화랑대기 지역예선전부터였다. 당시 직구 최고 구속 145km를 찍으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던 홍재영은 팀을 본선으로 이끌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맞이한 화랑대기 본선에서 홍재영은 8강전까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며, 야구장을 찾은 프로 스카우트들을 다시 한 번 깜짝 놀라게 했다. 비록 8강전에서 강호 개성고를 만나 4이닝 5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지만, 화랑대기는 ‘홍재영이 죽지 않았다.’라는 것을 알려 준 뜻 깊은 대회였다. 현재까지 홍재영은 앞선 세 번의 전국대회를 포함하여 2승 1패, 평균자책점 2.76을 마크했다.
▲ 경기 시작 전 이종운 감독의 작전 지시를 받고 있는 경남고 선수들
‘프로 지명’에 대한 문제보다 ‘지명 후’의 문제를 생각해야
그러나 모든 고교선수들이 그러하듯, 홍재영 역시 ‘미완의 대기’다. 물론 프로야구에서 좋은 우완투수로 성공 가능성이 큰 유망주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도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경우에 한해서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4km를 넘나든다는 점에는 분명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다만, 최고 구속에 비해 종속이 다소 낮게 형성되어 정작 타자들 입장에서는 빠르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부분도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기에 충분히 프로무대에서 ‘다이아몬드’로 만들 수 있다.
결국, 그에게 중요한 것은 프로지명을 받느냐 안 받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프로지명을 받을 경우 2군 리그에서 좀 더 다양한 구질을 개발해야 함은 물론, 빠른 볼을 조금 더 연마할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150km까지 던질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다양한 구질 연마 역시 반드시 갖추어 져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갖추었을 때 내년 프로무대에서 홍재영의 모습을 조기에 볼 수 있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홍재영(부산 경남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외야수 | 신체조건 : 187cm, 87kg | 종합점수 : B+
- 빠른 볼 : A-
- 변화구 : B
- 제구력 : B
- 타력 : B+
- 장점 : 140km 중반 대에서 형성되는 빠른 볼 구속. 두둑한 배짱.
- 프로지명시 과제 : 빠른 볼 연마/다양한 구종 습득 및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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