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지금 뭐하세요?①]에 이어) 지난 2007년 MBC 16기 공채 개그맨으로 본격 연예 활동을 시작한 김경진은 공채시험에서 당당히 1위로 합격했다. 보기만 해도 빵 터지는 얼굴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데뷔 후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다가 2009년 MBC '무한도전' 코리안 돌+아이 콘테스트에 참가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과 각종 드라마에 카메오 출연을 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했다. 하지만 2012년 방송된 채널A '박명수의 돈의 맛' 몰래카메라 후 인성 논란에 휩싸이더니 방송 출연이 드물어졌다.
"몰래카메라의 80% 정도가 설정"이라고 밝힌 김경진은 오랜만에 근황과 함께 꼭 해명하고 싶은 오해에 대해 허심탄회 하게 털어놨다.
Q. 현재 방송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데, 수입에 문제는 없나요.
"걱정하는 선배들이 많다. 지상렬 형은 '입에 풀칠은 하고 사냐'고 연락 오고, 김구라 형은 '어떻게 사는 거냐'고 물어봐준다. 둘이 제일 친하다. 그런데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행사같은 것이 있다. 연기자들이 이런 부분을 부러워하더라. 방송은 없어도 행사가 있으니까. 하하."
Q. 잘 나가는 개그맨 후배들을 보면 부러웠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서 개그맨 자체가 예전에 비해 인기가 없어졌다. 배우나 가수에 비해 개그맨 입지가 많이 좁은 것 같다. MC급 선배를 빼면 몇 명 안 남는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배가 유재석 선배인데 개그맨 출신이라 감사하고, 예능에서 활동 많이 하는 개그맨 후배들이나 동기들도 있는데 보면 좋다. 개그맨 자체가 잘 됐으면 좋겠다. 예능 자체도 아이돌 가수나 배우들이 다 하고 있어서 설 무대가 없다."
Q. 원래 꿈이 개그맨이었나요.
"원래 영화감독이 꿈이었다. 시나리오도 쓴 것이 있다. KBS 공채 정승환 형이 개그맨 시험보자고 해서 봤는데 나만 합격해서 우연찮게 시작했다. 사실 그만 두려고 했었다. 1년 해보고 힘들고 재능도 없어서 그만두려고 하는 와중에 '한 번 더 해보자' 하다가 그렇게 1년이 지났다."
Q. '무한도전' 돌+아이 콘테스트 출연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2007년~2008년에 '무한도전' 시청률이 30%가 넘었다. 그 때 내가 '무한도전'에 출연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정석권 형과 최코디가 개그맨 시험을 보는 코너가 있었는데 그때 김태호 PD랑 친분이 생겼다. 1차 시험이 MBC PD들이 각 방이 있고, 내가 문을 두드리고 '참가번호 몇 번 누구 들어갑니다'라고 말하며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런데 내 목소리를 듣고 웃더라. 내 느낌에 그때 이후로 김태호 PD님이 나를 알아보셨던 것 같다. 내가 UCC를 찍어서 CD에 구워 MBC 복도에서 김태호 PD를 만나면 주기 위해 CD를 항상 품에 넣고 다녔다. 그런데 막상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러다 대학 동기 누나가 MBC에 조연출로 들어왔더라. 그 누나에게 '제발 김태호 PD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그 후 누나가 문자로 '전해줬다' 하더라. 그때가 개그맨 3년차일 때인데 아무도 몰랐다. '무한도전'에서 잘 풀려서 그 후로 많이 알아보시더라."
Q. 개그맨이 된다고 했을 때 부모님 반대는 없었나요.
"개그맨 시험을 본다고 이야기를 안했다. 그리고 합격 발표 후 '합격했다'고 전화했을 때 아버지가 '사기 당했다'고 하시더라. '아니야. MBC야 진짜야'라고 했는데도 안 믿으셨다. 방송국에 처음 들어가서 사진을 찍으니까 믿어주시더라."
Q.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나 슬럼프가 있었나요.
"그 때는 일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소화했는지도 모르겠다. 매니저도 없어서 혼자 지방 갔다가 뭐 하나 찍고 또 라디오 가는 스케줄이라서 슬럼프를 느낄 시간도 없었다. 잠 잘 시간도 없었다."
Q. 개그맨 생활 하면서 가장 큰 도움이 된 사람이 있다면.
"박명수 형이 날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주셨다. 멘토는 지상렬 형이 해주셨다. 박명수 형과 가끔 연락을 한다. 아주 가끔 뜬금없이 '뭐하고 살아'라면서 연락이 온다. 지상렬 형은 동네 주민이라 자주 본다."
Q. 2007년에 데뷔해 벌써 12년차인데 돌아보면 어떤가요.
"길게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송해 선생님처럼 90살이 넘어도 개그맨을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3년차 때 MBC 개그맨 중에서는 내가 정말 운 좋게 시작한 것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하는 개그맨이 많이 없어진 것에 비해 나는 튀는 외모나 목소리 덕분에 일찍 기회를 잡았고 바쁘게 뛰기만 했는데 방송이 없어진지 6년 정도 됐는데 그 시간동안 다시 한 번 재정비를 하고 나를 돌아봤다. 바쁘다는 핑계로 사람들 연락도 안 받고 그랬는데 지금은 좋아진 것 같다. 마음이 예전에 비해 안정됐다. 예전에는 녹화에 들어가면 웃겨야 된다는 압박감이 많았다."
([★지금 뭐하세요?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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