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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음악으로 채웠다"…'KBS 2라디오' 조규찬→이세준, 뮤지션 DJ들의 각오

기사입력 2018.09.28 14:59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KBS 2라디오가 음악으로 꽉 채운 개편을 예고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KBS 2라디오 개편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조규찬, 양파, 임백천, 이세준이 참석했다.

이날 KBS 박영심 부장은 "말은 줄이고, 좋은 노래를 더 많이 들려줌으로써 다 채널과 차별화를 꾀한다"고 현재 개편 취지를 밝혔다.

먼저 조규찬은 "오래전에 '조규찬의 팝스팝스'를 진행한 적이 있다. 오랜만에 진행의 기회를 KBS 라디오에서 줘서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시작하게 됐다. 음악을 만들던 입장으로만 꽤 오랜 시간을 지내다보니 정작 나 자신은 음악을 즐기는 자리로부터 밀려나 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전 시간대에 청취자와 함께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으로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굉장히 기대되고,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이 설렘을 잊지 않고 여러분과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DJ를 맡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임백천은 "모두 새 DJ인데 나는 헌 DJ라서 뻘쭘하다. 78년에 대학가요제로 데뷔한 이후 라디오를 쭉 진행해왔다. 라디오가 TV보다 더 어렵더라. DJ가 참 고독한 직업이다. 밤하늘에 뭔가를 쏘는데, 누군가는 듣는다. 생각해보면 무서운 일이다"며 "운좋게 '골든팝스'를 하게 됐다. 전통있는 프로그램이었는데 10년 만에 시즌2가 진행되는 거다. 내가 그 자리를 다시 맡는다고 하니 상당히 감회가 새롭다. KBS 2라디오가 멋진 음악인들로 좋은 음악을 배달할 텐데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양파의 음악정원'의 양파는 "라디오 DJ를 큰 꿈으로 간직하고 있었는데, 지금껏 기회가 닿지 않아서 이제서야 시작하게 됐다. 믿고 맡겨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요즘은 유튜브 세대라고 하는데 유튜브 세대들의 특징은 시대 혹은 디지털 아날로그를 시간의 순서가 아니라 하나의 색으로 자리잡고 있는 느낌이다. 사실 10년 전만 해도 라디오 듣는 사람 없지 않아?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아날로그가 하나의 취향이 된 것 같다. 청취자분들이 가장 졸리고 심심할 시간에 숲속의 소리 같은 사연을 전해주고 싶다는 포부로 이 자리에 앉았다"고 말했다.

이세준은 "살면서 일어나는 많은 일을 음악으로 표현하면 음악가, 그림으로 표현하면 화가가 된다. 모든 사람이 예술가가 될 수 없으니 청취자분들은 하루하루를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고, 이것이 소개되면서 그 의미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라디오 사연을 소개하는 것 하나하나가 예술적 의미를 갖는다는 생각으로 한마디 한마디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양파는 자신을 '라디오 키즈'라고 소개하며 "초등학생 때 '신해철의 밤의 디스크쇼'를 엄청 열심히 들었다. 10시 프로그램인데 자야하는 시간에 들어서 엄청 혼났다. 혼나지 않으려고 이불 속에 숨어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음악정원'이라는 프로그램 제목에 대해서는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 숲속의 피톤치드 같은 프로그램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 도시의 점심시간이 많이 힘들수도 있는데 두 시간 동안 퇴근시간까지 잘 견딜 수 있겠다는 힘을 주자는 콘셉트로 하고 있다. 작가님과 PD님 모두 유능하시고, 나와 마음의 컬러가 잘 맞는다. 마음에 없던 걸 던져 줄 수 있는 짧은 글과 음악들로 채워가고 싶다. 손 발을 맞춰 가면서 음악이 많이 자라나는 숲같은 음악 정원을 꾸려볼 생각이다"고 이야기했다.

조규찬은 지난 라디오 DJ시절 낭독코너를 책으로 펴낸 바 있다. 그는 "이번엔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다기보다, 비워놓고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채워가고 싶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상태는 매일매일 새로운 코너가 생길 것 같다. 이 근간에는 여러분의 삶을 나누고, 또 생활 속에 배경음악이 되어드리는 음악이 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세준은 "제작진분이 우리 네 뮤지션을 이어 배치한 것에서는 의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같은 오후엔'이라는 비어있는 공간에 삶의 희로애락을 다 담아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런 빈 듯한 제목을 지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사는 이야기는 똑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전달하려는 게 음악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수십년 째 음악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 음악을 전달하는 건 내용에 차이가 있을 거다"고 뮤지션들이 DJ를 하게 된 이유를 말했다.

양파는 "예전에는 라디오 DJ를 하면 이런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시작한지 20년이 지나서 후배들을 만날 기회도 많이 없다. 데뷔하고 첫 방송이 라디오 방송이었다. 그 때 라디오 방송국에 가면 내가 존경했던 선배들이 한가득 와서 이쪽 저쪽에서 방송을 하셨다. 그곳에서 선후배간 음악적 교류가 이뤄졌다. 그래서 라디오 안에서 공연도 하고 그랬다"며 라디오 DJ가 되면 하고 싶었던 것들을 소개했다.

이어 "이 채널의 방향을 들으면서 생각하게 된건 직장인같은 성실성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을 많이 못하고 잠수 기간이 길어서 팬들에게 죄송한 부분이 많았는데 DJ를 하면서 루틴에 적응하고 적극적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해보지 않은 걸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음악적으로도, 다른 색의 음악을 많이 시도해볼건데 음악정원 안에서 그것들이 어색하지 않게 파악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고 내 음악에 반영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될 것 같다"고 '음악정원'을 통해 새로운 음악의 자양분을 얻겠다고 이야기했다.

임백천은 "지금 K팝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60년 중반에 비틀즈가 나오고 그 이후 수많은 유럽 팝스타들이 나왔다.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자양분이 돼서 우리 가요가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 음악을 재조명하고 싶다"며 "세상의 모든 음악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음악은 이런 게 좋고, 저런 음악은 저런게 좋다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 되고자 한다. 확실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니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소개했다.

또 조규찬은 "아날로그 기반의 편안한 시간을 갖는게 왜 안될까라는 생각도 한다. 라디오의 본분, 본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라디오의 성격에 대해 다시 한 번 말했다.

이세준은 가장 큰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 그는 유리상자 멤버인 박승화의 말을 전하며 "형이 골프는 다쳤다고 하더라. 성대하게 은퇴식을 치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첫 아이를 오래 기다렸다. 이제 아이가 25개월인데 아이가 대학생이 될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키고 싶다. 이사도 생각했었는데 많은 것을 포기하고 '오늘 같은 오후엔 이세준입니다'에 집중하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라이브를 하루 한곡씩 들려주려고 생각 중이다. 축가와 관련된 콘텐츠도 고심중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KBS 2라디오는 오는 10월 1일부터 개편을 맞아 부분조정을 실시한다. 먼저 '매일 그대와, 조규찬입니다'는 매일 오전 9시, 이어 오전 11시부터는 '임백천의 골든팝스'가 방송된다.

낮 12시부터는 '양파의 음악정원'이 방송되며, 유리상자 이세준은 오후 2시 '오늘 같은 오후엔 이세준입니다'가 오후 2시부터 방송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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