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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주문을잊은음식점' 치매 5인, 이연복X송은이 도움 속 영업 성공

기사입력 2018.09.26 10:3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주문을 잊은 음식점'이 영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6일 KBS 1TV 추석특집 '주문을 잊은 음식점' 3부에서 정옥 할머니의 가족이 제주도에서 올라왔다.

20:1의 경쟁률을 뚫고 '주문을 잊은 음식점' 운영에 도전한 경층 치매 5인은 총지배인 송은이와 총괄 셰프 이연복이 이끄는 '중식계 어벤저스'와 함께 가게를 오픈한 바 있다. 오픈하고 초반에는 손님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아 초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가게 안은 손님으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정옥은 가족의 주문을 직접 받고 "우리 손자들이다. 잘해주이소"라며 웃었다. 정옥 며느리는 손녀가 직접 쓴 "할머니 열심히 하세요"라는 문구가 있는 떡을 건넸다. 5인방은 함께 살펴보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러던 중 3번 테이블에서는 손님이 탄탄면이 언제 나오는지 물었다. 송은이가 실종된 탄탄면을 찾으러 나섰다. 알고 보니 최인조 할아버지가 4번 테이블에 서비스로 제공했다. 주문 40분 만에 탄탄면은 제자리를 찾았다. 최인조 할아버지는 "재밌게 하는 거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손님들은 "웃기면서도 슬프면서도 귀여우시다. 전혀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다. 나도 나이를 먹을 거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다. 미래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미리 설명을 해주면 마음의 여유를 갖고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조바심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연복은 "수월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 정도면 만족한다. 우리가 너무 오버해서 생각했다. 너무 수월하게 잘하고 있다"며 만족했다.

송은이는 "삶에서 체득해 온 게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나중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정옥 님이 테이블을 행주로 닦고 있고 컵을 나르고 종이를 치우고 마치 내 주방에서 그냥 요리해왔을 때처럼 내 가족을 위해 했을 때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걸 보며 내가 섣불렀구나 생각했다. 오늘 하루 어메이징하다"고 밝혔다.

다음날 5인방은 함께 인증샷을 찍으며 둘째 날 영업을 알렸다. 이연복 셰프는 "오늘도 열심히 파이팅"을 외쳤다. 직장인, 여자 손님, 남녀 손님 등이 찾아왔다. 인조 할아버지는 메뉴판을 건네는 걸 잊었지만 무난하게 흘러갔다. 한 손님은 "일상적인 생활을 못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안내문이 없었으면 이분이 치매 어르신이라고 생각 못했을 것"이라며 치매 노인에 대한 편견을 지웠다.

인조 할아버지는 초청장을 받고 오랜 만에 찾아온 제자를 반가워했다. 춘봉 할아버지의 도움으로 주문을 잘 받았다. 이후 제작진이 반가운 손님이 기억나냐고 물었는데 "누구 왔나. 제자가 온 건 아니고, 그건 아니지? 그걸 기억 못 하는데 모르지"라고 말했다. "아까 왔다. 굉장히 반가워했다"는 말에 "그렇겠지. 그걸 또 기억을 못하네"라며 아쉬워했다.

'주문을 잊은 음식점'의 손님들은 음식이 나오지 않아도 누구 하나 드러내놓고 불평하지 않았다. 송은이는 "우리 디저트 까먹었다. 내가 까먹었다"며 당황했다. 정옥 할머니는 손님에게 디저트를 먹고 가라고 신신당부했다. 주방에서는 홍시 시미루를 미리 준비해 잊지 않도록 했다.

6번 테이블은 메뉴가 나오기 전에 디저트가 먼저 서빙됐다. 알고 보니 탄탄면이 실종된 것이다. 이는 셰프들의 실수였다. 이연복 아들인 이홍원 셰프는 "어르신이 제대로 찾아주고 오히려 주방을 혼내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춘봉 어르신이 자주 혼내더라"고 이야기했다. 손님들은 각자 자신의 부모를 언급하며 "오늘 일하는 모습 보니 보기 좋다"라고 덕담했다. 셰프들은 "이런 식당에서 매일 일했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치매 5인은 행복해했다.

이연복 셰프는 "몇 십년 동안 한 경험보다 소중하게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은이는 "조금은 치매와 친해지고 이걸 보는 많은 분들에게 치매에 대해 알려주고 싶고 그 과정에 내가 같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함께 했다. 치매 어르신을 단순한 걱정 어린 눈빛으로 보지 않을 것 같다. 그거보다 조금 더 나아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주문을 잊은 음식점'은 국내 최초로 경증 치매인들이 직접 음식점을 준비하고 영업에 나서는 과정을 담은 캐주얼 다큐멘터리다. 치매에 접어들기 시작한 경증 치매 환자들의 삶에 초점을 맞춰,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자발성과 독립성을 강조한 프로그램이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KBS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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