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한류 가수의 해외공연 수입금을 홍콩 페이퍼컴퍼니 명의 차명계좌를 통해 수취·은닉하는 방법으로 국내 법인세 등을 탈루한 연예기획사가 세무당국에 적발됐다.
국세청이 역외탈세 혐의가 큰 법인 65명과 개인 28명을 대상으로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의사, 교수, 연예인 등이 포함돼 있으며 역외탈세 규모는 수천억원으로 추정된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1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조세회피처를 이용하거나 해외 현지 법인과 정상거래로 위장하는 등 구체적 역외 탈세혐의가 확인됐다. 역외탈세 자금의 원천이 국내 범죄와 관련된 혐의 수십 건에 대해선 검찰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과 공조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최근 드러난 역외탈세 수법은 조세회피처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를 설립한 뒤 재산을 빼돌리는 단순한 방식을 벗어나, 주식과 파생상품을 이용하거나 인위적 손실을 만드는 등 고도화·세밀화되고 있다. 탈세범들은 금융·조세전문가 등을 고용하고 조세회피처를 자금 세탁의 창구로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국세청은 조사과정에서 신종 역외탈세 유형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조세회피처에 대한 자료 요구를 거부하면 조세범처벌법상 과태료를 적극 부과하고 해외신탁·펀드를 활용하는 경우도 국가 간 금융정보자동교환 네트워크로 끝까지 추적한다.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탈세 233건을 조사해 모두 1조3192억원을 추징하고 6건을 검찰에 고발했다. 올해는 두 차례의 세무조사에서 역외탈세자로부터 5408억원을 징수했다.
이중 국내의 한 연예기획사는 한류 가수의 해외공연 수익금 70억원을 국내로 송금하지 않고 홍콩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의 명의계좌로 송금해 은닉하고 법인세 탈루 및 해외금융계좌 미신고로 적발됐다.국세청은 해당 기획사와 대표 A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법인세 등 90여억원을 추징했다. 사주가 차명으로 보유한 해외금융계좌 미신고 과태료 20여억원도 부과했다.
김명준 국세청 조사국장은 "정당한 세부담 없이 해외에 소득이나 재산을 은닉하는 역외탈세 행위에 조사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추적·과세하겠다. 우리 사회 전반에 '역외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인식이 확고히 정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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