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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와 미셸 콴, '표현력 여왕들의 만남'

기사입력 2009.07.03 02:21 / 기사수정 2009.07.03 02:2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한 시대를 풍미한 미셸 콴(29, 미국)은 피겨의 역사에 길이 남는 전설적인 스케이터다. 세계선수권 5차례 우승, 그리고 전미선수권 8연패란 금자탑을 쌓은 미셸 콴은 지금까지도 미국 피겨 팬들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은 스케이터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미셸 콴은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집념 때문에 콴의 복귀설이 지속적으로 거론됐지만 콴의 움직임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현역 선수에서 은퇴해 피겨 해설가로 활동한 콴이 다시 아이스링크에 서게 됐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한 이는 바로 김연아(19, 고려대)였다. 현존하는 최고의 스케이터이자 월드챔피언인 김연아의 연기를 직접 본 콴은 김연아와 한 무대에 서기 위해 다시 스케이트를 신게 됐다.

미셸 콴 섭외, "아이스올스타즈 초기 계획 때부터 진행됐다"

미셸 콴은 오는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삼성 애니콜 하우젠 아이스올스타즈 2009"에 출연한다. '피겨의 전설'이자 김연아의 우상이었던 미셸 콴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미셸 콴이 스케이트를 벗은 지 3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연기를 펼치게 됐다.

아이스올스타즈의 주최 사이자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 스포츠의 김영진 이사는 "미셸 콴의 영입은 아이스올스타즈 기획 초기부터 고려됐다. 이번 무대를 '지상 최대의 아이스쇼'로 만들겠다는 의욕이 넘쳤고 이에 걸맞은 최고의 선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당대의 선수였던 미셸 콴을 초청하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물론, 미셸 콴을 초청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은반을 떠난 미셸 콴은 각종 출연 요청을 사양하고 좀처럼 빙판에 복귀하지 않았다. 그러나 콴은 김연아의 고국인 한국에서 3년 만에 컴백 무대를 펼치게 됐다.

김영진 이사는 "미셸 콴의 초청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말고 한번 시도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무대는 콴이 3년 만에 복귀한다는 점과 김연아와 함께하는 점에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피겨의 전설'과 '현역 피겨 챔피언'의 만남

김연아는 어린 시절부터 미셸 콴이 연기하는 비디오를 보면서 피겨 선수의 꿈을 키워나갔다. 또한, 미셸 콴은 피겨와 관련된 모든 요소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연아에게 깊은 관심이 있었다.

미셸 콴이 이번 공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계기는 2009 세계선수권대회 때, 김연아의 연기를 직접 보면서부터였다. 당시 해설가로 대회가 벌어진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은 미셸 콴은 김연아의 인상적인 연기에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특히, 콴은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인 '죽음의 무도'를 보고 "열정과 영감이 녹아든 최고의 연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셸 콴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목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콴은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에 걸쳐 미국 피겨 부흥을 선도한 인기 스케이터였다. 콴과 함께 경쟁을 하던 선수들 중, 기술적으로 우위를 보인 선수들은 존재했었다. 그러나 오직 미셸 콴만이 할 수 있었던 그윽한 표현력은 누구도 따라오지 못했다.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여운이 남는 연기를 펼친 미셸 콴은 김연아의 '롤 모델'이기도 했다.

김연아에게 이번 공연은 본격적인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펼쳐지는 무대다. 아이스쇼를 통해 실전 감각을 익히고 최고의 스케이터들과 함께 연기를 펼치면서 자신감을 얻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오랜 우상인 미셸 콴과 함께 무대에 선다는 점은 매우 특별하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스케이터와 함께 무대에 서는 김연아는 올림픽을 앞두고 큰 자신감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피겨 역사상 '당대의 표현력'을 지닌 두 스케이터가 함께 무대에 서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IB 스포츠의 김영진 이사는 이번 공연을 "단순한 아이스 쇼가 아니라 공연을 본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주는 지상 최고의 무대로 꾸미고 싶다"고 밝혔다.

미셸 콴과 김연아의 공통점은 '기계적인 스케이팅'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기술에만 연연하지 않고 보는 이들들의 마음에 다가서는 연기를 펼친 점이 두 스케이터의 공통분모다.

이번 공연에는 미셸 콴 이외에 2006 토리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김연아 아이스쇼의 '단골손님'인 아라카와 시즈카(28, 일본)도 참가한다. 사실, 아라카와는 '아이스올스타즈' 기간과 가까운 시일에 자신의 아이스쇼가 예정돼 있다.

그럼에도, 김연아에 대한 애정과 끈끈한 인연 때문에 이번 공연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김연아는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한 시대를 풍미한 여자 싱글 선배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행운을 얻게 됐다.

김연아와 미셸 콴의 만남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피겨를 예술로 승화시킨 두 여자 싱글 선수의 만남이라는 점에 큰 의미가 내포돼있다. 또한,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오랜 우상과 함께 무대에 선다는 점은 김연아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스올스타즈 2009 관련기사] ☞ 김연아의 우상 미셀 콴, '아이스올스타즈' 출연 확정

[사진 = '페스타 온 아이스2009'에서의 김연아 (C) 남궁경상 기자, 미셸 콴 (C) IB 스포츠 제공]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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